사람이 말을 하면 목소리가 목구멍을 진동시킨다. 그로 인해 피부, 구강, 두개골도 함께 진동한다. 골전도(骨傳導) 기기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 진동을 소리로 듣는다. 물론 입 밖으로 나온 음파도 귀의 고막을 통해 소리로 들린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청각·음성과학부 벤자민 혼스비 박사에 의하면 진동음과 음파가 섞일 경우 한층 중후하고, 풍성하며, 굵은 음이 만들어지는데 말을 할 때 들리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가 바로 이 소리다.
반면 남들은 진동음을 들을 수 없다. 고막에 전달된 음파만으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내 목소리와 남들이 알고 있는 내 목소리는 애당초 다르다는 얘기다. 녹음기에 녹음된 목소리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낯설게 들리는 이유도 진동음 없이 스피커에서 나온 음파만 듣기 때문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녹음된 목소리가 남들이 알고 있는 내 목소리에 훨씬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