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비슷한 상황은 뇌손상 방지를 목적으로 저체온 요법을 시행하는 심장마비 환자들에게서도 발견된다. 뚱뚱한 환자의 체온 저하 시간이 정상 체중 환자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는 것. 결국 인체의 지방층은 일종의 단열재 역할을 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다만 미 육군 환경의학연구소(USARIEM)의 생리학자인 캐서린 오브라이언 박사에 따르면 특정 조건 하에선 과체중인 사람이 정상 체중보다 심한 추위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의 뇌가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로 빠져나가는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몸을 떨게 만들어서 체온을 높일 시점을 정할 때 체내 온도와 피부 온도의 정보를 함께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뚱뚱한 사람은 피하지방 덕분에 피부 온도가 내려가도 체내 온도는 유지될 수 있는데 이 경우 뇌가 앞서 말한 체온 손실 방지 및 체온 상승 기전을 수행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 비해 더 심한 추위를 느끼게 된다.
또 오브라이언 박사는 피하지방 외에도 추위를 얼마나 빨리 느끼는지를 결정하는 요소들은 많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체격이 작은 사람은 체열을 빨리 잃을 수 있다. 몸의 부피 대비 피부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이다. 흔히 여성이 남성보다 추위를 잘 탄다고 말하는 것도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덧붙여 근육세포는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 만큼 근육질인 사람이 저체온증에 한층 강할 수 있다.
“저희끼리는 이런 농담을 하죠. 추위에 가장 강한 사람은 뚱뚱한 근육질의 남자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