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UXURY] 2014 루이비통 시티 가이드

소비자와 독특한 소통 경로 만드는 세계 주요 도시 여행 가이드북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시티 가이드 출간 15주년을 기념해 15개 도시를 선정한 새로운 시티 가이드를 선보였다. 15개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된 서울은 한국어와 영어, 불어판 320페이지 분량으로 자세히 소개됐다. 시티 가이드는 루이비통의 독특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방식 중 하나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1997년 세계적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아트 디렉터로 합류한 이후 21세기 최고의 브랜드는 늘 루이비통 차지였다. (2013년 11월부터 아트디렉터는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다.) 브랜드 가치 전문 평가기관인 밀워드브라운옵티머의 발표에 따르면 루이비통의 브랜드 가치는 227억 달러(약 25조 원)로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 중 단연 최고다. 8년째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 10대 명품 소비국인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2013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가 루이비통인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1854년 여행가방으로 시작한 이 브랜드가 오늘날 이토록 가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한 데는 몇 가지 원동력이 있다. 첫째 웬만한 브랜드는 따라오기도 힘든 품질에 대한 고집이다. 둘째 전 공정을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세세한 품질검사를 통한 완성도다. 루이비통 제품을 대물림하는 전통은 이런 품질력의 증거이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면서도 루이비통이란 브랜드가 가진 고유 가치와 철학은 고스란히 유지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루이비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모노그램(4개의 잎이 달린 꽃 모양의 문양)이 좋은 예이다. 모노그램은 루이비통의 여행 가방에서 시작해 이후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에 다양한 색상과 표기 방법으로 등장하며 루이비통 제품에 일관성을 부여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끊임없이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가는 작업을 수행한다.

한편 루이비통을 포함한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브랜드의 전통을 이어가고 혁신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공유한다. 여기까지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라면 모두 하는 노력이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와 달리 루이비통은 특별한 소통 기술이 있다. 책이다. 루이비통은 책이 항상 루이비통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고 말한다 . 루이비통 창립자의 손자인 가스통 루이비통은 3개의 애서가 협회를 창설할 만큼 박식한 애서가이자 지금까지도 편집자, 문학가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트렁크 메이커로서 여행과 브랜드 역사를 주제로 한 다양한 서적을 출간해 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티 가이드는 1998년부터 매년 전문기자와 작가, 사진작가의 감각적 시각을 통해 다양한 도시의 특색을 소개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올해는 출간 15주년 기념으로 15개 도시를 선별, ‘2014 루이비통 시티 가이드’를 출간해 66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15개 도시 중에 서울이 포함되어 세계적인 도시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도시 홍보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게 됐다.

서울 편은 보라색 표지로 꾸며져 있고 배우 이병헌이 서울을 소개하는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 책은 서울의 600여 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7개 지역으로 나눈 지역탐방에서 루이비통만의 독특한 소개가 눈길을 끈다. 책에 따르면 압구정동, 청담동, 신사동, 가로수길은 아방가르드 패션 및 럭셔리 지구이고 남산, 용산, 이태원, 한남동, 이촌동은 밤거리 및 파티와 식도락 지구에 속한다. 지역 곳곳에 숨은 맛집과 호텔 등 명소 소개뿐 아니라 퀄리티 높은 상품 가게들을 품목별로 꼼꼼히 적어두었다. 또 직접 발품을 팔아 구성한 추천 옷 가게 역시 이 책의 숨은 혜택이다. 이 밖에도 도시 설명서에는 서울시민도 잘 알지 못하는 서울의 연중행사 일정 소개와 함께 이방인이 바라본 서울시민의 생활습관이나 도시 여행 시 참고할 만한 세세한 설명 등 깨알 같은 정보들이 320페이지에 걸쳐 구성되어 있다.

포춘코리아는 2014 시티 가이드 출간을 기념해 루이비통 출판의 줄리앙 게리에 편집장을 인터뷰했다. 줄리앙 게리에 편집장은 루이비통을 통틀어 미디어 접촉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로 이번 시티가이드를 총괄 진행했다.


Q. 15개 도시 중 하나로 서울을 선택한 배경은?
A. 지난 15년간 약 120개 도시를 다뤘는데 대부분이 유럽에 위치한 도시였다. 이번에는 창간 15주년을 맞이해 유럽 국가에 국한하지 않고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했다. 서울이 루이비통 시티 가이드 시리즈에 포함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울은 식문화, 예술, 패션, 건축 등 다양한 문화가 잘 어우러져 다이내믹하고 활기찬 도시이기 때문이다. 서울만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에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소개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Q. 시티가이드는 도시별로 고유한 색상이 있다. 서울의 색상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시티 가이드에 소개된 도시는 특정한 색상으로 대표되며 표지와 속지의 컬러로 반영되기도 한다.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색상은 시티 가이드를 읽는 독자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파리는 로얄블루로 알려진 프랑스 왕실을 상징하는 감청색, 런던은 여왕을 상징하는 보라색, 도쿄는 벚꽃의 분홍색으로 표현했다. 서울 시티가이드의 푸른색은 청와대의 지붕과 고려 청자가 떠올라 선택했다.

Q. 이번 시티 가이드-서울 편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레스토랑, 패션, 문화 섹션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다. 특히 한국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다이어리와 노트를 볼 수 있는 밀리미터밀리그램(mmmg), 놀라운 건축물과 예술품이 있는 리움미술관, 커피와 패션이 함께 공존하는 우영미(WOOYOUNGMI),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달빛 술담, 가죽 제품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시몬느핸드백박물관 등이다. 나는 프랑스 친구들에게 “다음 휴가지로 서울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Q. 시티 가이드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
A. 유일한 기준은 가격이나 인기가 아닌 퀄리티다. 루이비통 시티 가이드의 특장점은 호화로운 곳만을 열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시티 가이드의 주요 타깃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레스토랑이나 호텔 소개를 빼놓을 순 없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전문 식당, 최근에 문을 연 LP판 매장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클래식하고 큰 호텔에서부터 작은 부티크 호텔, 미식가를 위한 맛집, 아는 사람만 간다는 작은 동네 식당,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 브랜드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든다.

Q. 루이비통과 서울의 공통된 이미지는 무엇인가?
A. 전통에 대한 감각, 현대성에 대한 재치, 그리고 창조적 에너지와 미래를 보는 시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Q. 내년에 소개할 도시는 어디인가? 도시선정 기준도 말해 달라.
A. 상하이, 밀라노, 이스탄불, 싱가포르 등을 소개하는 시티가이드를 준비 중이다. 루이비통은 혁신적 기술을 사용해 시티 가이드를 디지털 형태로 만드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도시 선정 기준은 우선 해당 도시에 루이비통 매장이나 매장 론칭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패션과 일상의 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연 도시가 기준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행객들에게 강렬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도시의 잠재성, 여행에 대한 루이비통의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지 등이 도시 선정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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