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 자산이다. 제주도는 개발이 아닌 보전을 관광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서면 인터뷰한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관광객 수요확대를 위해선 접근성 확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신공항 건설 등 공항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섬 문화를 융합한 입체적 관광을 제주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해법으로 제시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Q: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질적 성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A: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 예술을 접목한 융·복합 관광 자원 개발을 통해 제주의 창조 경제 시대를 열어 나갈 것입니다. 올 2014년을 제주관광 질적 성장 원년의 해로 정했습니다. 관광객 편의와 여행 만족도를 높여야겠지요. 이를 위해 도민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을 하고 외국인 전용 투어버스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또 지난해부터 숙박업소, 음식점 등 관광객과 접점이 많은 4가지 콘텐츠를 중점 관리하는 ‘튼튼관광 프로젝트’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려고 합니다. 흔히 제주도를 3무(無)의 섬(도둑, 거지, 대문이 없는 섬)이라 알고 계신데, 최근 관광객 증가로 불황이 없다고 해서 4無의 섬이 됐습니다.
제주도는 작년 미국 뉴스 채널 CNN에서 아시아 최고의 주말휴양지로 선정하기도 했죠. 또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세계 7대자연경관에 선정되며 글로벌 브랜드로 착실히 입지를 다진 만큼 관광객 2,000만 명에 도전할 것입니다.
제주 신공항 건설을 염원하는 제주도민들에게 관광객 1,000만 명은 좋은 명분이 됐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관광객 숫자가 늘었다 해서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주장은 무리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제주공항 이용객이 2,000만 명을 돌파했고 한국 외래 관광객 1,200만 명 행사도 제주공항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데 좋은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도민 의견과 전문가 토론을 거쳐 작년 8월부터 올 8월까지 제주 공항 수요조사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또 올해 정부 예산에 제주 공항개발 타당성 조사비용 10억 원도 반영돼 조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관련법 개정 계획도 추진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주 공항 확장과 신공항 건설은 제주 발전의 100년 대계입니다. 미래수요를 고려해 공항 인프라 확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관광객이 더욱 증가하려면 접근성도 좋아야 하지만 다양성도 중요합니다. 공항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죠. 이를 위해 중국, 일본, 홍콩, 대만을 중심으로 연결된 직항노선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신흥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2015년 말에 개항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활용해 2020년 200만 명이 이용하는 크루즈 관광 허브로 도약해 나갈 목표도 세워두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를 찾는 해외 관광객 중 중국인 비율이 70%가 넘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지출하는 관광비용은 대부분 중국 본토의 관광회사나 관련 기업으로 들어가 정작 제주도의 수익에는 별 효과가 없다고 알려져 있죠. 또 중국인들의 제주도 부동산 투자에도 국민들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자세히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중국인 소유의 숙박시설은 모두 9개소 477실로 제주도 내 1,863개소 3만2,850실에 비하면 극히 적습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관광사업체는 일반 여행사 177개 업체 중 15개로 8.5% 수준이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관광식당 역시 전체 84개소 중 4개소에 불과합니다.
제주도 관광의 수익성 우려에 관한 이야기도 과장된 것입니다. 제주도 관광수입은 매년 1조 원가량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방세, 국세 신장률이 각각 17.6%. 33.1%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제주도의 경제 성장률은 5.3%, 고용률도 70.8%로 모두 전국 1위입니다. 이는 관광객 증가가 제주 지역 경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인 토지 소유는 2013년 3분기 기준으로 3,015m²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0.16% 정도입니다. 주목할 만한 수준이 아님에도 최근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 투자가 이뤄지면서 그 속도에 도민들이나 국민들이 놀란 것이라 생각합니다. 완급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사람과 상품,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표방하는 국제자유도시 제주는 투자유치를 해야 합니다. 투자된 자본이 제주지역의 경제 규모를 늘리고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증대시키기 때문이죠.
세계적 관광도시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발전합니다. 제주도의 랜드마크는 무엇입니까?
랜드마크라고 한다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한라산과 성산 일출봉을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올레길도 제주 관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하지만 우선 제주도의 정책이 개발보다는 보전을 우선시하는 환경정책기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네요. 제주도만의 환경자산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자원은 제주도민의 정신적·문화적 인프라입니다. 미래세대에 잘 물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것이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장기적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제주도는 꾸준히 관광객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관광도시입니다. 숙박시설 확충과 함께 별도의 관광자원과 인프라 정비가 필요할 텐데요.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관광숙박시설 확충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2010년 대비 7,000실을 추가 확보했고 작년 사업 승인한 숙박시설도 7,052실이나 됩니다. 앞으로는 관광진흥기금 지원을 통한 숙박시설 확충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또 제주만의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올 1월 문화융성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연경관이라는 일차원적인 콘텐츠로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었지만, 앞으로는 1,000년 탐라 문화, 섬 문화와 결합한 문화관광으로 관광 트렌드를 입체적으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접근성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공항 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강정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관광 국가의 세계적 흐름인 MICE 산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주관광 역시 이런 고부가가치의 성장 엔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와 같은 복합리조트를 유치해 관광 테마를 휴양에서 회의, 쇼핑, 리조트, 테마파크 등으로 확대하고 동북아 최고의 집객효과를 갖춘 장기 체류형 가족휴양지로 육성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올 2월 제주에 알맞은 콘셉트와 규모를 정립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 중인 한국형 복합리조트 사업과 연계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