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4가지 조언]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국제공항은 복합레저도시로 발전해야 한다”

인천국제공항이 지난해 대형공항의 기준점인 이용객 4,000만 명을 넘어서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또 서비스부문 세계 최고 공항상을 8년 연속 수상하며 대한민국 관문으로서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아직 13살밖에 안된 어린아이다. 공항이 서비스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국가경제와 관광산업에 기여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김태환 포토그래퍼 www.circus-studio.net


활주로를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이 눈앞에 보이는 청사 집무실에서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 국토 개발과 발전을 고민하던 국토부 차관 출신이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하늘 문을 열고 닫으며 하루 평균 11만 명에 달하는 출입객을 맞이하는 인천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인천국제공항은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8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결과에 정 사장은 “한 번도 쉽지 않은 일을 이렇게 해 내는 조직 구성원들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사장 취임 후 느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직원들이 산업 전체를 보는 시각과 전략 그리고 세계적인 트렌드를 읽고 대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따끔한 진단을 내렸다. 이를 위한 그의 역할은 “창의적이고 우수한 젊은 인재들과 의사결정자인 임원들 간 소통 채널을 다양화 해 그것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최고공항의 자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천국제공항은 아직 선진 공항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잘라 말한 뒤 “이제 13살이다. 오랫동안 운영노하우가 쌓인 선진국의 공항들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분야가 많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인정받긴 했지만 산업적 측면에서는 이제 기반을 다져나가는 시기에 불과하다. 공항 운영의 핵심 기술 부문에서도 선진 공항에서 배울 점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기반 다지기의 핵심은 무엇인지 묻자 “맨 파워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기업 중에서 맨 파워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나는 직원에게 주변을 보지 말고 밖을 보라고 말한다”고 답했다. 정 사장의 말은 좋은 시설과 인프라를 능동적으로 발전시킬 소프트파워가 조직에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2017년 완료를 목표로 3단계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세계 항공수요 선점을 위한 공항 인프라 확충 사업으로 28개 시설, 45개 동 부대건물을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4조 9,303억 원에 달한다. 그중 제2여객터미널, 무인여객 수송열차, 수하물처리시스템 추가, 철도, 버스 승차장, 주차장을 포함한 제2교통센터 건설이 핵심 사업이다.

현재 4,400만 명인 공항처리 규모를 6,200만 명까지 늘려 예상되는 관광객 수요를 감당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항공기 운항에서부터 출입국 수속까지 공항 운영 전 분야에 걸쳐 IT기술을 활용한 세계최고 수준의 스마트 공항을 구현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선진 공항이 많은 유럽이나 미국에 가보면 우선 규모 면에서 우리 공항과 차이가 난다. 그리고 늘어나는 규모에 걸맞은 운영 노하우도 필요해 다각적인 방안들이 추가되고 있다. ICT를 통한 스마트 공항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은 또 공항 주변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 파라다이스시티 유치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따라서 주변 개발 프로젝트가 많다. 이와 관련해 외국관광객들이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분산되는 것을 막는다는 의견에 대해서 정 사장은 “공항은 더 이상 과거 비행장이라 불리던 시설물이 아니다. 관광객이든 환승객이든 공항에 내린 승객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시킬 인프라가 필요하다. 공항은 이제 복합레저도시가 돼야 한다. 그것이 관광산업 발달에 더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항 주변의 발달로 관광객 수요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또 “요즘 관광산업의 화두인 MICE산업이 발달한 나라는 공항 주변 개발을 통해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 싱가포르나 홍콩이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항만 도시였던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공항시설 확충과 주변 복합레저타운 건설로 관광산업의 도약을 이뤘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공항을 둔 도시는 공항을 이용해야 발전할 수 있다. 공항복합리조트 개발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터미널 남측 파라다이스시티뿐 아니라 터미널 북측 국제업무지구에도 중국 등 주변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대규모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 중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작년 해외 관광객의 트렌드 변화와 그에 대한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중국 관광객이 일본 관광객보다 많아 면세점이나 다른 공간에 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탄력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작년 6월에 취임한 뒤 얻은 가시적인 성과를 묻자,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 자부하면서 사장 한 명 때문에 성과가 바로 나타난다면 오히려 그게 더 문제 아닌가?”라고 재치 있게 답한 뒤 “업무 시간에만 일하는 분위기를 바꿨다. 그렇게 해서는 천재가 나올 수 없다. 그리고 과제에 대한 분석능력, 해결능력 등 과업 집중도도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얼마 전 공사 창립 이래 최대의 조직개편을 언급했다. 정 사장은 “미뤄 왔던 일을 했다. 운영본부를 통합해 고객중심 경영을 강화했고 ICT전략실도 신설했다. 3단계 건설사업을 위해 2개 처도 신설했다. 운영자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공항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은 물론 주변 개발을 통한 관광 자원화 활성에 기여하겠다는 정 사장의 의지가 담겼음을 알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환하게 웃는 정창수 사장 뒤로 비행기 한 대가 힘차게 이륙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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