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식 시장이 하락할 다섯 가지 이유

Five Reasons the Market Must Fall

강세장의 종말을 예상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강세장이 아직 끝나지 않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By Jen Wieczner


당신의 심리상태에 어울리는 표현 하나가 있다. 이른바 ‘중력 공포증(Barophobia)’이다. 미국 강세장이 지난 3월 초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다. 하지만 주요 지수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때마다 근심은 점차 커진다. S&P 500 지수가 3월 7일 신고점인 1,878포인트로 마감했고, 심지어 나스닥 Nasdaq도 14년 만에 전고점에 도달했다. 주식이 바닥으로 곧 떨어지진 않을까? 주식이 비싼 건 아닐까?

대규모 매도가 일어나기 전까지 주식 시장이 연준의 테이퍼링, 북극 한파, 그리고 러시아와의 신냉전 긴장상태를 얼마나 오랫동안 막아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노련한 증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고, 통계 자료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결론은 지금이 바로 중력의 공포심을 느끼는 투자자가 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그리고 ‘barophobe’라는 단어는 하락장을 의미하는 베어 bear와 같은 발음으로 ‘베어’오포비 라고 발음한다). 조만간 주가 하락을 믿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그리고 강세장이 지속될지 모른다는 매우 설득력 있는 한 가지 이유도 있다.

첫 번째 : 노화하는 강세장을 조심하라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강세장은 평균 4년 6개월간 지속됐다. 이번 강세장은 이제 갓 5년이 지났다. S&P 캐피털 아이큐 S&P Capital IQ의 수석 주식 전략가 샘 스토벌 Sam Stovall에 따르면, 지난 11번의 강세장 가운데 3차례만 6년간 이어졌다. 게다가 지난 강세장의 S&P 500 평균 수익률은 141%인 반면 이번엔 2월까지 수익률이 벌써 173%를 넘어섰다. 존 리니언 John Linehan 티.로 프라이스 T. Rowe Price 미국 주식 본부장은 “투자 중력의 법칙이 어느 시점에서 강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리니언은 10~15%의 가격 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패밀리 오브 펀즈 Permanent Portfolio Family of Funds의 마이클 쿠기노 Michael Cuggino 사장은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향후 5년-혹은 심지어 내년-이 지난 5년만큼이나 좋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여섯 번째 생일을 맞은 과거 강세장은 그해 평균 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 주가가 기업 이익을 훨씬 선행하고 있다

현재 S&P 500은 올해 예상 수익률 대비 1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11년부터 50%나 상승한 수치다. 1990년대 후반 이후로는 주가수익률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러스 코에스테리치 Russ Koesterich 블랙록 BlackRock 글로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작금의 상황이 1996년 혹은 1999년과 유사한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생각은 전자에 가깝다. 기업 이익이 성장할 여지가 더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다른 증시 전문가들은 큰 폭으로 상승한 주가수익률을 향후 증시 하락의 근거로 생각한다. 와사치 어드바이저스 Wasatch Advisors - 솔트레이크 시티 Salt Lake City에 본사를 둔 190억 달러 규모의 뮤추얼 펀드 - 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샘 스튜어트 Sam Stweart는 “높은 주가수익률은 증시가 너무 빠르게, 너무 많이 올랐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주가에 대한 추가 내용은 존 캐시디 John Cassidy 칼럼 참조). 하나의 명확한 통계자료가 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 Morningstar로부터 별 다섯 개의 평점을 받을만한 주식 수가 전체 평가 종목(Coverage Universe) 중에서 12개에 불과하다. 이는 금융 위기가 한창일 때 850개 이상 됐다는 점과 비교된다.

세 번째 : 경기가 매우 지지부진하다

경제 성장이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일례로, 다양한 제조 및 수출입 항목들로 구성된 골드만 삭스의 세계경기선행지수 (Global Leading Indicator Index)는 하락 국면이다. 지난 2월 기준, 10개 항목 가운데 8개나 하락 중이다. 실제 경제지표 예상치와 실제치의 괴리도를 나타내는 시티은행의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U.S. Economic Surprise Index)도 1월 73에서 3월 중순에는 -36으로 폭락했다. 투자자 대부분이 겨우내 이어진 ‘경기 한파 (Economic Freeze)’를 혹한의 일시적 영향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얼어붙은 경기 지표가 봄에도 꽃피우지 못하면 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

네 번째 : 신고가 주식들이 거의 없다

지수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뉴욕증권거래소 (New York Stock Exchange)에서 거래되는 주식들 가운데 52주 신고가 종목 수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5월의 28%와 비교해 올 3월초에는 19% 미만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폴 데스먼드 Paul Desmond 로리 리서치 Lowry Research 사장에 따르면, 신고가 종목 감소는 강세장이 꺾이기 1년 전에 나타나는 신호탄이다. 그는 이런 현상을 가을에 나뭇잎 색깔이 변하면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에 비유한다. 강세장 끝 무렵에, 신고가 종목은 평균 6%대로 줄어든다. 그때가 되면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다.

다섯 번째 :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매수 시기라고 생각한다

워런 버핏 Warren Buffett이 말한 것처럼 가장 두려운 때는 다른 사람들이 과욕을 부릴 때이다. 그리고 낙관주의가 커질 때이다. 50년 전통의 어드바이저스 센티먼트 보고서-인베스터스 인텔리전트 Investors Intelligence가 12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매주 작성한다-는 지난 3월 중순 ‘강세장으로 본다는 사람이 전체의 5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투자구간의 기준으로 인식된다. 시브리즈 파트너스 매니지먼트 Seabreeze Partners Management의 헤지 펀드 매니저이자 유명한 약세장 전도사인 더그 카스 Doug Kass는 많은 동료 공매도자 (Short-Seller)들이 더 이상 시장 하락에 베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남아 있는 공매도자들이 없다.”

약세장 전망에 우울하다면, 마지막까지 강세장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꽤 설득력 있는 이유 하나가 있다. 우리가 강세장이 막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드마크 애널리스틱스 DeMark Analytics 최고경영자이자 시장타이밍 전문가인 톰 드마크 Tom Demark는 약세장을 전망하면서 “시장은 가장 마지막 멍청이가 주식을 매수할 때 망가진다”고 주장한다. 건강한 의심이 있는 한, 새로운 고점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 주식시장의 ‘공포’ 정도를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 (CBOE Volatility)가 최근 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좋은 소식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개미 투자자라면 그다지 할 수 있는 게 없다. 투자의 기본 원칙을 고수할 뿐이다. 수수료가 저렴한 다양한 펀드를 보유하고, 규칙적으로 매수하라. 투자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렇다고 투기를 할 때도 역시 아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업체 테슬라 Tesla처럼 치솟는 주식을 매수할 생각인가? 와사치의 스튜어트 회장은 “현실을 직시하라”고 조언한다. 20% 정도 매수 가격을 낮추라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테슬라를 원하는가?”라고 반문한다. 쉽게 말해 증시 하락에 대비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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