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JOY RIDE] 편안한 주행성능에 럭셔리가 결합하다

볼보 XC60 D5 인스크립션

볼보가 XC60 D5 인스크립션을 내놨다.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며 인기 차종으로 자리 잡은 XC60을 더 고급스럽게 꾸민 모델이다. 안전하고 잘 달리는 건 기본이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듬직한 볼보가 고급스러워지고 있다.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기함인 S80 D5와 중형 CUV인 XC60 D5 모델에 인스크립션 Inscription 라인을 추가했다. 인스크립션 모델은 내부를 천연 가죽으로 아낌 없이 감싸고 호두나무로 장식했다. 밖으로 드러나는 차이는 더 커진 휠밖에 없지만 문짝 아래 발 받침대와 좌석 머리받침대에 인스크립션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어 은근한 차별성을 내세웠다.

기자가 탄 차는 XC60 D5 인스크립션. 2008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XC60은 볼보 디자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모델이었다. XC60은 네모 반듯한 각진 모습으로 선보였던 기존 볼보와 달랐다. 모서리를 최대한 부드럽게 꾸미면서 입체감을 높였다.

XC60은 볼보의 변화를 가장 잘 수용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를 달고 디자인도 더 공격적으로 바꿨다. 작년에는 다시 얼굴을 다듬고 안전장비를 꽉꽉 채워 넣었다. 볼보는 차 볼 줄 아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가운데 XC60은 2008년 데뷔 후 6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50만 대를 넘긴 스테디셀러다. 지난해 글로벌 연간 판매량은 11만 4,000대로 전년이 비해 1만 4,000대 증가했다. 판매량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4월까지 글로벌 판매량은 4만 1,920대로 지난해보다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는 게 볼보 측의 설명이다.

고급스러운 차 VOLVO

XC60 D5 인스크립션 모델은 단정하면서도 은근한 볼륨감이 살아 있다. 옆에서 봤을 땐 스포츠 쿠페처럼 쐐기형상을 하고 있다. ‘>’ 모양으로 꺽인 뒷부분은 공격적인 모습을 강조한다. 일반 모델보다 더 커진 20인치 휠도 시선을 끈다. 바퀴살을 10개로 만들어 스포티함을 더욱 강조했다. 구석구석 살아 있는 디테일은 고급스러움을 풍긴다. 앞 범퍼 아래를 보호판으로 마무리했고 뒷범퍼 배기구 사이에도 공기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디퓨저를 달았다.

묵직한 문을 열고 운적석에 앉으면 SUV와 다른점을 느낄 수 있다. 좌석이 SUV보다 낮게 위치해 있어 타고 내릴 때 무척 편리하다. 도심 주행 편의성에 비중을 둔 CUV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볼보는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내세운다. 사람을 중심으로 환경을 고려한 단순한 아름다움이다. 센터페시아는 비대칭형으로 운전석을 향해 비스듬히 자리 잡고 있고 버튼들은 직관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한국형 3D 맵을 적용한 7인치 내비게이션도 장착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인스크립션 모델은 내부를 최고급 가죽으로 덮어씌웠다. 밝은 브라운 색 좌석과 호두나무 장식이 함께 어울려 기존 모델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유리로 마감한 천장은 뒷좌석 승객에게도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뒷좌석은 40 대 20 대 40으로 분할했다. 기존 모델에 있던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뒷좌석 엉덩이 부분을 들어 올려 앉은키 높이를 올려준다)는 적용되지 않았다. 볼보가 밝힌 화물칸 용량은 873리터. 뒷좌석 등받이를 앞으로 젖히면 공간은 1,455리터로 늘어난다.

잘 달리는 차 VOLVO

시동버튼을 눌러 XC60 인스크립션 모델을 깨웠다. 처음 들리는 엔진음은 묵직하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적다. XC60 인스크립션 모델에는 볼보 디젤 엔진 최상위 기종인 2,401cc 직렬 5기통 트윈 터보 D5엔진을 올렸다. 최고출력 215마력(4,000rpm), 최대토크 44.9kg·m(1,500~3,000rpm)를 발휘한다.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5기통 디젤 엔진이 그르릉 거리는 소리를 토해낸다. 소음과는 차원이 다르다. 주행 중 XC60 인스크립션의 정숙성이 훌륭하다는 점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은은하게 들리는 엔진음을 ‘사운드’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볼보 차량은 운전이 참 편하다. 처음 가속페달을 밟아 차체를 움직일 때부터 이런 성격을 알 수 있다. 왈칵 튀어나가지도 않고 무겁게 꾸물대지도 않는다.

저속이나 고속, 어느 영역에서도 꾸준한 토크를 발휘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자동 6단 변속기는 평범하지만 반응이 매끄럽고 울컥거림도 거의 없다. 4륜구동으로 움직이는 XC60 인스크립션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3초가 걸린다. 안전제한속도는 시속 205km이다. 복합 연비는 리터당 12.4km이다.

주행 느낌은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속도가 쉽게 올라간다. 시속 80~100km 이후 가속 성능도 일품이다.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튀어나간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스포츠 세단 S60 D5보다는 덜 공격적이지만 CUV라는 점을 감안하면 썩 괜찮은 성능이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엔진회전수는 분당 4,200 이상 까지 빠르게 치솟는다.

S모드로 달리면 기어단수를 스스로 한두단 낮춰 빠른 가속을 돕는다. 제법 경쾌하다. 꽤 빠른 속도까지도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견고한 차체에 4륜구동을 탑재해 고속이나 회전 시 안정적인 주행을 이끌어준다. 승차감 또한 부드럽지만 안정적이다. CUV인지라 세단과 똑같을 수는 없지만 어지간한 커브 길은 신경 쓰지 않고 달릴 수 있다. 곡선 주로에서 시속 80km 정도의 속도로 주행해도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없게 잘 잡아준다.

안전한 차 VOLVO

볼보를 특징 짓는 특성 중 하나는 안전이다. 볼보는 안전에 관한 한 가장 앞선 자동차 브랜드다. XC60 D5 인스크립션은 라디에이터그릴에 장착한 레이더와 앞유리 상단부에 위치한 카메라를 통해 장애물을 감지한다.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장착되어 있다.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은 주간 시속 35km 이내 저속 주행 시 차량 전방에 보행자가 근접해 사고가 예측되면 운전자에게 경고음과 경고등으로 1차 경고를 주어 제동을 유도한다. 만약 적절한 시간 내 운전자가 반응하지 못하면 시스템이 차량을 자동 정지시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30~200km 사이 설정된 속도로 차량이 알아서 운행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동시에 전방의 상황을 모니터링해 앞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하고 운행한다. 앞 차량이 속도를 줄여 차량 사이의 간격이 줄어들면 스스로 속도를 줄여 설정된 간격을 유지하고, 앞 차량이 속도를 내서 차량 사이 간격이 충분해지면 다시 속도를 높여 설정된 속도로 운행한다.

독일차가 최고라는 국내 소비자 인식 때문에 볼보가 평가절하되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동안 볼보는 경영권 이동으로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다.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후에는 시장의 우려도 컸다. 하지만 볼보는 지금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볼보는 스웨덴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며 세 확장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앞으로 더 훌륭한 차량을 내놓겠지만 사실 지금도 충분하다. XC60 D5 인스크립션을 직접 타 보면 그 성능을 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격 7,170만 원(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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