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드의 1억 달러짜리 데이터 기계

[FORTUNE 500 BIG-DATA SPECIAL] Ford’s $100M Data Machine

포드가 커지는 딜러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구매 트렌드를 찾아내는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BY CHANELLE BESSETTE


8년 전 앨런 멀럴리 Alan Mulally는 포드를 회생시킬 계획을 가지고 포드 모터 Ford Motor의 CEO에 취임했다. 그중 2가지 계획은 광범위한 딜러 공급망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첫 번째 계획에 따라 고객에게 제공하는 포드 제품을 최적화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차를 만드는 것을 피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계획은 포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철저히 단순화하고, 전 세계에서 똑같은 자동차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포드 본사와 매장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계획의 목적이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다. 자동차 조립 공정을 중앙 집중화하면 제품을 납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연돼, 딜러가 재고 차량을 보유하고 신차를 구비하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포드 연구원인 브라이언 굿맨 Bryan Goodman은 “특정 시점에 차고에 어떤 차가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색상이나 옵션이 잘못된 차가 있다면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굿맨은 무작정 많은 차를 보유하면 재고 유지 비용이 급증(한 대당 약 10달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드는 재고에 대해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2007년 포드는 기업 내부에서 스마트 인벤토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Smart Inventory Management System(SIMS)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딜러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해 직접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딜러들은 이를 통해 고객들이 매장에 방문하기 전에 어떤 차를 사길 원하는지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조립 공장들도 차를 만들고 운송하는 시간을 벌 수 있다. 포드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data scientist *역주: 방대한 데이터에서 목적에 따른 유익한 정보를 얻어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사람이자 관리자인 마이클 카바레타 Michael Cavaretta는 “딜러들이 스스로 재고를 정하길 원하는 경우에 여러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매출 개선뿐만 아니라 공급망 개선에도 관심이 있었다.”

이는 만만치 않은 과제다. 포드의 소형밴 트랜짓 커넥트 Transit Connect의 경우, 고객은 외관 색, 지붕 높이, 축 거리, 차문 스타일 등 약 60가지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다 합치면 한 대의 차량에 2만 7,000조 개 이상의 조합이 가능한 셈이다. 굿맨은 “불황과 함께 매출이 하락하면서 재고 수준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때문에 고객들이 찾는 옵션을 갖춘 차량을 구비해두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문 루프 moon roof *역주: 차 지붕의 개폐식 채광창 가 있는 빨간색 차를 원한다면 바로 그런 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포드는 미국에서만 시험을 거친 후 2009년 SIMS를 시행했다. 4만 개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슈퍼컴퓨터를 이용, 충돌 테스트와 유체역학 시뮬레이션과 함께 SIMS를 실행하고 있다(포드의 북미 딜러들만 해도 한 주에 약 5만 건의 자동차 주문을 받는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새로운 시스템은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SIMS의 추천 덕분에 딜러들은 자동차 한 대당 90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고, 딜러들 간 자동차 거래도 40%에서 30%로 줄일 수 있었다. 굿맨은 “재고 회전율이 빨라지고 차를 보유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말했다. 딜러들도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다. 카바레타는 “미국에서 SIMS가 추천한 주문과 딜러들의 전체 주문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해보면 약 98%에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특이한 점도 발견하게 됐다. 금색과 초록색으로 칠한 트럭이 인디애나 주 사우스 벤드 South Bend에서 유독 잘 팔리는 것은 노트르담 대학교 (University of Notre dame)에 대한 애교심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개별적으로 잘 팔리지 않았던 옵션들(예를 들어, 트레일러 견인 장치나 높이가 조절되는 서스펜션 suspension *역주: 자동차의 구조장치로서 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은 패키지로 잘 팔려 나갔다.

굿맨은 “SIMS는 포드에게 한 해 1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안겨줬다”며 “딜러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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