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중소기업이 주목해야 할 퍼플오션 ⑥

중소기업이 신사업 기획과 기술 사업화에 성공하려면 해당 산업의 시장동향, 경쟁상황, 미래전망 등에 대한 정보분석이 필수다. 하지만 신뢰성 높은 분석보고서는 가격이 수백만 원을 호가에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무료 산업시장 분석지 ‘KISTI 마켓리포트’가 중기 사업화 성공률 제고의 일등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파퓰러사이언스가 중소기업들이 주목해야할 퍼플오션 시장의 분석 정보를 소개한다.







[15] 전자·컴퓨팅 산업 성장의 핵: 전기전자용 나노소재

최근 디스플레이, 반도체, 이차전지, 태양전지 등 전자·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나노소재의 적용이 확산되고 있다. 특정 소재나 물질을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로 제조·조작·분석·제어함으로써 제품의 초소형화와 초경량화, 고효율화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계형 스마트폰, 롤업(roll-up)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컴퓨터 등 인류의 삶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첨단 제품에도 나노기술과 나노소재는 필수적 역할을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발간한 마켓리포트를 통해 아시아 지역 전자업계에서 탄소나노튜브와 금속산화물 나노입자, 그래핀 등의 나노소재 활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서 전기·전자용 나노소재 기술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프리도니아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전자용 나노소재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6억7,000만 달러에서 오는 2016년 15억 달러로 2.2배 성장한 뒤 2021년 37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소재 선진국들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반면 한국, 중국, 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예견된다.

유선희 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 연구원은 “나노소재에 의해 탄생한 더 작고 빠른 마이크로 칩이 디스플레이, 메모리, 센서의 성능 향상을 이끌면서 전자·컴퓨팅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형화, 경량화, 고효율화에 대한 요구가 증대될 것인 만큼 나노소재 및 나노소재 융합기술의 가치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나노소재는 반도체 나노소자를 필두로 화학적 기계연마(CMP)용 슬러리와 전자기·라디오파 간섭(EMI/RFI) 차폐용 전도성 코팅제, 전도성 잉크, 데이터 저장장치 부품 등에서 적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향후 나노튜브 계열 메모리 소자의 상용화가 이뤄지면 관련시장이 더욱 팽창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사실상 거의 모든 구성요소와 제조공정에 나노소재의 영향력이 미칠 것으로 예견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 분야 역시 나노 형광체, 양자점과 같은 나노소재를 통한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 안기석 박사팀이 고효율 그래핀 파우더의 기능화 및 분산 기술, 투명전극 패터닝, 대면적 그래핀 공정기술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이중 그래핀 파우더는 인쇄전자 공정에 적용 가능한 액상 분산액 형태로 개발, 반도체장비 제조기업 참트론에 정액기술료 4억5,000만원과 경상기술료 5%의 조건으로 기술이전해 본격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유 연구원은 “아시아에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반도체 강국이 즐비해 나노소재 수요의 대부분이 반도체 분야에서 창출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나노소재가 실리콘 같은 기존 재료들을 대체, 고부가가치 거대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16] 삶의 질 부스터: 스마트홈

# 판교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김 모 씨.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손잡이에 내장된 센서가 혈압과 체온을 체크한다. 소변을 볼 때는 변기가 당뇨 수치를 확인한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 모든 데이터들을 실시간 전달받은 주치의가 원격화상 진료를 권유한다.


이처럼 첨단 과학기술을 주택에 접목, 자동화·지능화된 주거환경을 구현하는 이른바 ‘스마트홈’ 시스템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미래가 촉망되는 퍼플오션의 하나로 이 같은 스마트홈을 지목하며, 중소기업들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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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의 기술적 개념은 기본적으로 집안의 사물을 네트워크로 묶는 홈네트워킹과 동일하다. 홈네트워킹이 난방, 보안, 조명 등의 제어에 집중했다면 스마트홈은 제어대상을 가전기기까지 넓혔다는 점이 핵심이다.

수년전부터 관련시장이 상승일로를 걷고 있는데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가전기기를 제외한 전 세계 스마트홈 기기 시장이 지난 2013년 185억 달러에서 연평균 37.5%의 고도성장을 구가해 오는 2017년 66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 또한 같은 기간 2.4조원에서 3.3조원으로 37%대의 대폭적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건설경기가 회복될 경우 관련시장은 더욱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영욱 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 연구원은 “스마트홈의 구현을 위한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 대부분은 이미 완성돼 있다”며 “그동안 기업 참여의 심리적 걸림돌로 작용했던 소비자의 관심도 상승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LG전자를 위시한 대기업들은 이미 TV, 냉장고,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에 와이파이 또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내장해 스마트폰과 연동시키는 기술을 선보이는 등 발빠른 대처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QR코드를 활용해 와이파이 설정, 기기 등록, 사용자 등록 등의 과정을 시스템이 원스톱으로 처리해주는 스마트홈 기술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KISTI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기업 및 정부와 공조해 표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건설사가 냉난방 중심의 제품을, 소비자들은 방송·통신과 연계된 제품을 별도로 선택·구입하는 구조였지만 시장이 성숙할수록 단순한 부가서비스 제공이 아닌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원은 “현재 주요 선진국들은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자국 특성에 맞는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스마트홈 표준을 마련,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7] 말이 통하는 세상: 음성인식 솔루션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급 확산에 힘입어 음성검색 서비스의 미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의 ‘시리’를 비롯해 구글의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등 주요 IT기업들은 이미 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관련기술을 선보이며 시장선점에 나선 상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마켓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시대적 트렌드에 힘입어 음성인식기술이 중소기업들의 미래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과 컴퓨터 간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이뤄줌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이끌 수 있고, 산업적 파급력도 IT를 넘어 자동차·가전·의료·방송·교육 등 전 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IRS글로벌에 따르면 전 세계 음성인식기술 시장은 올해 720억 달러에서 2017년 1,130억 달러로 고성장이 예견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지난해 5,530억원에서 연평균 42%의 초고도 성장을 구가해 오는 2017년 2조2,51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홍동숙 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 연구원은 “음성인식기술은 지난 2000년대 휴대폰 제조사들이 채용한 이른바 ‘말로 거는 전화’로 주목받았지만 낮은 인식률 탓에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현재는 4세대의 진화를 거쳐 자연어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인식 정확도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KISTI는 초기 음성인식기술 시장의 성장을 이끌 분야로 텔레매틱스, 의료, 법률, 물류, 스마트 홈 등을 포괄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과 통신 및 음성포털 시장을 꼽았다. 이중 엔터프라이즈와 통신은 시리의 원천기술 보유기업인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가 세계시장의 70%, 국내시장의 90%를 장악했을 만큼 지배적 위치를 점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이 회사에 지불하는 라이선스 비용이 연간 1,000억원이 넘을 정도다.

즉 국내기업들이 우수한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면 연평균 42%의 내수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KISTI의 판단이다.

홍 연구원은 “아직 기술력에 차이는 있지만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몇몇 국내기업들을 중심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예를 들어 포털업체 다음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연구를 통해 음성검색 인식률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그간의 기술 격차를 일거에 만회해 글로벌 음성인식기술 시장의 패권을 거머쥘 개연성이 높다. 국내중소기업들의 반사이익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연구원은 “음성인식기술은 사실상 모든 종류의 IT 기기에 접목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적·경제적 가치와 파급력이 무궁무진하다”며 “음성이 지닌 직관성을 활용해 노인이나 장애인, 어린이 등 IT 기기에 익숙지 않은 계층을 끌어안는다면 성공적인 시장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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