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스타그램 비상 준비를 마치다

INSTAGRAM IS READY TO TAKE ITS SHOT

사진 공유 소셜 미디어 서비스 인스타그램의 충성도 높은 사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광고회사가 좋아할 만한 일이다. 이제 모기업 페이스북을 위한 수익 창출 방법만 찾으면 된다.
By Jessi Hempel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자갈길 한가운데 무릎을 꿇고 앉아 스마트폰 카메라로 한 남성의 사진을 찍으려 준비 중이다. 이 남성이 붙잡고 있는 끈에는 헬륨이 가득 찬 붉은 풍선이 달려있다. 모두가 구도를 잡는 사이 카스톤 ‘스키니’ 타니스 Karston “Skinny” Tannis가 사진 확대를 위해 살짝 걸음을 옮긴다. 택시 한 대가 자갈길로 들어서 풍선을 든 남성 뒤쪽에 다가서고, 택시에 치이기 직전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스키니는 좀 더 기다린다. 모든 움직임이 잦아들고 길이 거의 텅 비었을 때 셔터를 누른다. 풍선이 약간 비스듬하게 찍혔다. 스키니는 “완벽하다”고 말했다.

이 장면은 전문 출사나 예술 프로젝트의 모습이 아니다. 스키니를 비롯한 150명가량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힙스터 hipster *역주: 1940년대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속어로 유행 등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를 말한다들이다.

날씨가 좋은 5월의 어느 토요일, 브루클린 그린포인트 Greenpoint에 모여든 이들은 모두 인스타그램의 하드코어 유저들이다. 중독성 강한 이 사진 공유 서비스가 개발된 건 4년 전이었다. 그때부터 스키니와 같은 인스타그래머 Instagrammer들은 사진 테크닉을 공유하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작은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오래된 인간관계 방식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들의 활발한 활동을 이끌어는 방편으로 자사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에서 ‘인스타미트 InstaMeet’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이번이 9번째 글로벌 행사다. 런던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여러 장소에서 같은 날짜에 인스타그래머들이 사진을 찍어 이를 공유하고 있다. 스키니는 자신이 팔로하는 지역 조직위원들으로부터 브루클린 인스타미트 소식을 들었다(그들은 직접 포스팅하는 사진 캡션을 통해 이 소식을 알린다). 그 후 인스타그래머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사진을 선택해 이를 보정하고, 앱의 특별 필터를 적용한 후 해시태그(#thatnycmeet)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했다. 최종 포스팅 수는 838개였고, 그중 최소 3개는 스키니가 올린 것이었다.

스키니(29)는 인스타그램을 사랑한다. 출판사 회계를 맡고 있는 그는 거의 주말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인스타그램 모임에 참석하고, 매일같이 @skinnywashere라는 핸들을 달아 사진을 올린다. 스키니의 팔로어는 3만 5,000명에 이를 정도로 많지만, 그렇다고 실제 수익을 낼만한 규모는 아니다. 보통 스키니는 자신의 열정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시각적 일기”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여러 창의적인 사람을 만난다. 매일 아침 스키니가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자는 동안 앱에서 벌어진 일을 확인하려는 습관적인 행동이다.

그는 “예전에는 주말에 친구들과 BMX *역주: 자전거 모터크로스로 익스트림 스포츠의 일종를 즐겼지만, 이제는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페이스북 초창기 사용자들이 보여준 충성도와 흡사하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페이스북 CEO이자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이 사진 공유 앱을 인수하는 데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내놓은 것이다. 모두는 저커버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당시 인스타그램 직원은 13명이었으며, 실사용자 수는 2,200만 명도 되지 않았다. 웹사이트도 없었다. 이제 인스타그램의 실사용자는 2억 명에 이르며-트위터의 액티브 유저의 수와 비슷하다-이들은 매일 6,000만 장의 사진을 포스팅하고 있다. 닐슨 Nielsen에 따르면, 액티브 유저가 인스타그램에 투자하는 시간은 매월 평균 3.7시간이다. 사람들이 트위터나 핀터레스트 Pinterest에 투자하는 시간보다 더 길다.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는 좀 더 어린 사용자들에게 접근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RBC(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의 이사 마크 머해니 Mark Mahaney는 “소비자 중심의 인터넷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인수합병 사례로 남게됐다”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이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은 부분적으로 타당하다. 100여 년 전 코닥이 원통형 필름을 개발하면서 사진 찍기가 모두에게 쉬워졌다. 마찬가지로 인스타그램의 소셜피드 기능과 손쉬운 편집 툴도 모두가 사진에 색감을 더하고 수정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카다시안 Kardashian이나 비버 Bieber 같은 유명연예인이 아니더라도 강력하면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례로 13세의 프로 스케이트보드 선수는 4만 2,000명에 이르는 팔로어들에게 사진 한 장을 포스팅해 연습 장소에 많은 관중을 불러 모을 수 있다. 미시시피 주 옥스퍼드 Oxford에 살며 아이를 키우던 한 여성은 자매끼리 사진을 주고 받으려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53만 명이나 그녀의 사진을 보았다. 사진의 인기가 워낙 폭발적이어서 매장을 열어 사진 인쇄판을 판매하게 되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도 될 정도였다. 유튜브를 통해 구글이 그랬던 것처럼,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점점 중요성이 커지는 한 의사소통 매체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업체들도 플랫폼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의류업체 프리 피플 Free People에서부터 제너럴 일렉트릭 General Electric까지 여러 업체가 자사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개설했다. 해당 업체들은 (‘좋아요’와 댓글 등의 형태를 통한) 인스타그램 사용자 참여가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비해 훨씬 더 활발하다고 말한다. 파타고니아 Patagonia는 여러 등반가를 초대해 산을 오르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VIDAPatagonia를 달아 올리게 하고, 이를 홈페이지(Patagonia.com)에 게시한다. 푸마 Puma 등 업체는 매일 5,000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들여 대규모 적극 팔로어 층을 보유한 인스타그래머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에게 푸마 제품이 보이도록 사진을 찍으라고 요청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재 수익 창출을 시도하지 않는 곳은 모기업인 페이스북이 거의 유일하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페이스북의 매출은 지난해 55% 성장해 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인스타그램을 통한 수익은 전혀 없다. 4월 페이스북 실적보고에서,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앞으로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수익창출은 단기적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지난 3월, 인스타그램은 광고대행사와 처음으로 계약을 했다. 옴니컴 Omnicom이 인스타그램을 통한 광고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물론 인스타그램의 지속적인 인기상승을 확신할 수는 없다. 인스타그램의 공동설립자 케빈 시스트롬 Kevin Systrom(30)과 마이크 크레거 Mike Kreiger(28)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일단 기술적으로 수많은 어려움이 있다. 계속 증가하는 유저들을 위한 인프라 유지와 외국어 지원 등이 난제다. 또 사진을 보다 비공개적인 방식으로 공유하려는 사용자 요구가 증가하면서, 스냅쳇 Snapchat이나 왓츠앱 Whatsapp(이들 역시 페이스북이 소유하고 있다) 같은 메시지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좋아하는 부분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의 취향 변화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 CEO 시스트롬은 지금이 인스타그램에 고비라고 믿고 있다. 그는 최근 145번째 직원을 고용했다. 인스타그램은 캘리포니아 먼로 파크 Menlo Park 내의 페이스북 인공 도시 캠퍼스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최근 그 규모를 확장해 한 층을 거의 다 차지하게 됐다. 조금만 걸어가면 페이스북 임원진을 만날 수 있다. 시스트롬은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장하고, 그 경제적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던진 질문을 통해 이를 풀어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성장시켜 10억 명 이상의 방문자를 달성한 업체가 몇이나 되겠는가? 시스트롬은 필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단 하나다. 우리가 일하는 바로 이 곳이다”라고 말했다.


시스트롬은 최근 무인기 드론에 빠져들었다. 그는 세상을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정말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관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6월의 어느 날 오후, 필자와 시스트롬, 크레거, 인스타그래머 몇 명이 스탠퍼드 대학 캠퍼스에 위치한 100m 길이의 앤디 골즈워디 Andy Goldsworthy의 돌벽 조각 앞에 모였다. 머리 위 약 15m에서 가로세로 60cm 크기의 팬텀 투 비전 플러스 Phantom2Vision+(1,299달러짜리 장난감)가 카메라 렌즈를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보다 2m 정도 높은 곳에 서 있던 시스트롬은 파란색 셔츠에 은으로 만든 핀이 꼽힌 아가일 무늬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시스트롬의 아이폰을 통해 드론 카메라가 찍는 화면을 들여다 보았다. 골즈워디의 조각은 잔디를 가로지르는 뱀 같았다. 시스트롬은 쉬지 않고 사진을 찍어댔다.

시스트롬은 단 한 장의 사진도 그 자리에서 바로 올리지 않았다. 그는 그 날 저녁 사진을 확인했다. 가장 잘 찍힌 사진을 골라 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필터 하나를 적용한 후 채도를 조절해 포스팅했다. 150만 명에 이르는 팔로어들과 사진을 공유한 셈이었다.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좋아요’를 눌렀다. 175개의 댓글 중 대부분은 사용자들이 작성한 것으로, 자신들의 계정에 대한 고객 서비스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 댓글은 (아가일 무늬 넥타이와 함께) 시스트롬이 인스타그램의 대표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인스타그램을 설립하기 전까지 시스트롬은 사진 애호가가 아니었다. 현재 인스타그램의 기술 부문을 이끌고 있는 크레거와 처음에는 위치 기반 공유 앱을 만들려고 했다. 멋진 보스턴 교외 지역인 매사추세츠 주 홀리스턴 Holliston에서 자란 시스트롬은 스탠퍼드에서 브라질 출신의 크레그를 처음 만났다.

먼저 시작한 다른 업체들과 비슷하게 두 사람도 커피숍에서 처음 합작품을 고안해냈다. 이들의 메시지 앱 이름은 버븐 Burbn이었다. 친구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이었다. 하지만 둘은 곧 사진 기능이 더 큰 관심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재빠르게 간단한 사진 앱을 만들어 100명-애플에서 베타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다-을 선정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버븐 때처럼 친구들에게 써보라고 권유한 건 아니었다. 디자이너와 기자들을 대상 그룹으로 정해 접근했다. 그리고 그들은 2010년 10월 6일 인스타그램을 설립했고, 첫 주에 10만 명의 사용자가 가입했다. 그 후부터 계속 최다 다운로드 앱 톱10을 수성해왔다.

1년 후,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인스타그램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011년 4월 인스타그램이 두 거대기업의 인수제안을 모두 거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시스트롬과 크레거는 벤처투자기업 세쿼이아 Sequoia가 주도한 투자자 유치를 통해 5,000만 달러의 자금을 마련했다.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것이었다. 금요일에 투자자 모집 소식을 접한 저커버그는 시스트롬과의 만남을 요청했고, 인수 금액으로 10억 달러를 제시했다. 트위터가 제시한 금액의 두 배였다. 게다가 독자적인
운영권도 약속했다.

둘은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시스트롬은 그 주말 대부분을 페이스북 CEO의 집에서 협상을 하며 보냈다. 일요일 저녁에 잠깐 협상을 중단했는데,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광팬인 저커버그가 오래전에 계획한 드라마 감상 파티를 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4월 9일 월요일, 시스트롬과 저커버그는 트위터가 다시 한 번 제안할 기회를 노리기도 전에 계약 내용을 발표했다. 인스타그램 직원들은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페이스북의 먼로 파크 본사에 도착했다. 디자이너 키건 존스 Keegan Jones는 내부 발코니에서 어안이 벙벙한 동료직원 12명의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했다. 그들의 표정은 마치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앱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기업을 매각했다고 인스타그램을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팀은 모기업의 경영진이 놀라울 정도로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크레거는 페이스북 인프라 조성팀장 제이 파리크 Jay Parikh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페이스북에 들어서기도 전에 제이가 ‘그들을 귀찮게 하지 말고, 그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뭐든지 도와주라’고 모든 사람에게 말했다.”

크레거와 시스트롬은 페이스북이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예컨대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 내 스팸 및 범법행위 예방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요즘 들어 경영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크레거는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경영 코치와도 자주 통화한다. 직원규모가 10배로 늘어나는 등 경영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에 대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합병된 지 3개월 후, 운영권 독립이 시험대에 올랐다.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에 서비스 약관 수정을 제안했다. 사용자에게 묻거나 알리지 않고, 광고를 목적으로 그들의 사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인스타그램은 약관 변경을 진행했다. 변경된 약관을 월요일 늦게 발표했고, 다음 날 아침 시스트롬과 크레거는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며 잠에서 깼다. 계정을 삭제하는 사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었다. 시스트롬은 “정말 두려운 순간이었다. 우리가 인스타그램을 죽인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크레거는 즉시 인스타그램 경영진을 소집했다. 시스트롬은 저커버그, 페이스북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Sheryl Sandberg, 그리고 법무팀과 만났다. 시스트롬은 “원상복구 하자”고 페이스북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약관 변경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시스트롬은 플랫폼에 당장 광고를 실을 계획이 없다면 사용자가 등을 돌리도록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약관 변경은 후에 다시 논의할 수 있었다. 시스트롬은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나는 분명한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 약관의 원상복구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올렸고, 그 후 사용자 계정 삭제가 멈췄다. 인스타그램이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은 셈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약속한대로 인스타그램의 운영권을 보장했다.


인스타그램에는 경쟁 중인 여러 앱과 다른 면이 하나 있다. 바로 스스로의 매력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냅챗은 네이선 유르겐손 Nathan Jurgenson을 영입, 사용자들이 일정 시간 후 삭제되는 사진을 왜 굳이 찍는지 연구를 한다. 페이스북은 연구진과 함께 사용자의 상태 업데이트에 대한 심리를 분석한다. 인스타그램은 이와 달리 스티커를 나눠준다. 9명으로 구성된 팀을 통해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관리하면서 사용자 모임을 유도한다. 이 블로그는 스키니와 같은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행사 소식 발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규모의 인스타미트가 개최되면, 인스타그램은 확인이 가능한 조직위원들에게 여러 도구를 보낸다. 거기에는 큰 소품용 붉은 풍선과 인스타그램 이름이 새겨진 다양한 스티커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인스타그램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큰 인기를 얻게 된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와 포터그래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는 ‘인스타그램의 인기상승 시기와 시각적 의사소통으로의 변화가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경험한 것을 사진을 통해 공유하고 싶어한다. 이런 현상은 과거 페이스북이 보다 우세한 위치에 있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마이스페이스 Myspace를 제쳤을 때 분명해졌다. 페이스북 기술이 사진 포스팅과 공유를 쉽게 만든 것도 부분적인 이유였다.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사진 공유가 훨씬 더 쉬워졌다. 그리고 시스트롬과 크레거는 인스타그램의 서비스를 한 단계 더 진화시켰다.

인스타그램이 일으킨 변화가 코닥의 사진 대중화와 유사한 면이 있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다른 비교 대상도 있다. 바로 아이튠즈 iTunes다. 수십 년간 사진에 있어 기술적 품질(또는 노래의 음질)의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튠즈와 인스타그램의 등장으로 갑자기 유통 서비스의 품질이 가장 중요해졌다. 오디오 순수주의자(혹은 음질에 민감한 모든 사람)에게 있어 아이튠즈 음원의 품질은 2등급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이튠즈의 유통 편의성은 세계적 성공으로 이어졌다.

인스타그램도 아이튠즈와 거의 유사했다. 필터와 같은 간단한 편집툴을 적용,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를 유능한 사진사가 되도록-혹은 최소한 그런 흉내를 낼 수 있도록-해주었다. 일반 사용자도 사진을 편집해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수많은 전문 사진사들이 이런 상황에 위협을 느꼈다. 누구나 갑자기 사진사가 될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이 전문 사진사의 일자리를 빼앗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시카고 선타임스 Sun-Times는 사진기자들을 모두 해고한 후, 취재 기자들을 훈련시켜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편집하고 알맞은 소셜 피드에 포스팅하게 했다. 기자들 모두가 마거릿 버커화이트Margaret Bourke-White 같은 전문 사진사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인스타그램 덕분에 기자들도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괜찮은 사진사가 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많은 사진사들이 작품을 홍보하고 보완하는 데 인스타그램을 활용한다. AP 통신 소속으로 세계 곳곳을 취재하는 베테랑 사진작가이자, 세계보도사진대상(World Press Photo Award)을 7번이나 수상한 데이비드 구텐펠더David Guttenfelder도 그중 한 사람이다. 2013년 북한에 입국해 1년 동안 북한 국민들의 일상을 기록했던 그는 자신의 작품 일부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피드(현재 팔로어 수는 34만 9,000명이다)는 작은 호기심으로 금방 찍은 사진을 저장하는 곳이 되고 있다. 타임 Time은 지난해 구텐펠더를 ‘올해의 인스타그램 사진작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시스트롬과 크레거는 이 모든 것이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기능을 보완하고, 속도를 높이는 데 더 집중한다. 시스트롬은 지연시간(latency)-사진 목록을 불러오기를 시작한 때부터 실제로 화면에 뜨는 데 걸리는 시간-같은 사안을 논의할 때 눈에 띄게 신바람이 나 보인다. 둘은 사진 불러오기에 걸리는 시간을 지난 3개월간 약 3분의 2나 줄였다. 업무에 이용할 수 있는 통신 플랫폼은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인스타그램은 신뢰성과 이용 편의성을 갖춘 덕분에 픽피즈 PicPiz나 힙스타매틱 Hipstamatic 같은 초기 사진 앱보다 앞설 수 있었다. 전문 사진사이면서 사진 관련 신생사업 벤처투자자이기도 한 테일러 데이비슨 Taylor Davidson은 “인스타그램은 결국 빠른 공유를 위해 단순하고 깔끔하게 제작되는 하나의 제품이 되었다”며 “또 친구와 사진을 공유한다는 하나의 목적에 집중하면서 사람들에게 쉽게 퍼져나갔다”고 지적했다.

오스틴 번화가에 위치한 호텔에서 스케이트 보드의 전설 토니 호크Tony Hawk를 만났다. 그는 아이폰을 꺼내 방금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한 사진을 필자에게 보여주었다. 6시간 후 엑스게임 X Game이 열리는 텍사스 주 청사 앞에 설치된 스케이트보드 경기장 사진이었다. 완벽하게 청사 건물을 담아낸 이 사진을 보고 2만 5,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호크(46)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한 초기 유명인사 중 하나다. 2011년 자신이 코치하던 10대 스케이트보드 선수가 쓰는 앱을 보다가 인스타그램을 발견했다. 호크는 14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유명인사와 달리 스스로 프로필을 관리하고 대부분의 사진을 직접 찍는다. 이제 인스타그램은 호크가 개최하는 행사의 홍보 도구이자, 액티비젼 Activision의 토니 호크 비디오게임 시리즈를 발표하는 통로가 되었다. 호크는 “처음에는 게임 출시 전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관련 내용을 알리면 액티비젼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내게 더 많이 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우연한 홍보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뤄지는 대부분의 광고-호크 같은 성공적인 사례를 포함한다-로부터 회사가 직접 수익을 거두는 경우는 없다. 광고업체의 요구가 엄청나지만, 광고 관련 서비스를 천천히 선보이고 있다. 시스트롬은 자신과 크레그 모두 성급한 변화로 일이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11월, 10개의 시험광고와 함께 처음으로 스폰서 광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근 열린 페이스북 실적보고에서 샌드버그는 리바이스 Levi’s의 광고를 선정해 발표했다. 멋진 야외에서 청바지를 입은 사람들의 사진이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광고 대상은 18~34세 사이의 미국인이었으며 740만 명이 광고를 접했다고 한다. 샌드버그는 이를 성공사례로 제시하면서 “광고를 다시보는 비율이 24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표본집단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치다”라고 주장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광고가 초기에 큰 성공을 거뒀던 이유는 사용자들에게 갑자기 나타나 집중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스트롬은 사용자가 등을 돌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특이하게도 품질을 강조했다. 10개의 시험광고업체를 선정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를 엄선했다. 시스트롬은 모든 인스타그램용 광고를 직접 검토했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에어비앤비 Airbnb의 최근 광고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스트롬은 에어비앤비에서 제안한 이국적 느낌의 사진을 인스타그램 팀에 보냈고, 캡션 기능을 사용해 사진을 찍은 장소 자체를 좀더 부각시킬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더 큰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고업체와 인스타그램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사업도 생겨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모바일 미디어랩 Mobile Media Lab과 같은 경우, 거대 브랜드와 유명한 인스타그램 사용자(주로 1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아마추어 사진사)를 이어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픽스리 Pixlee는 데이터 분석기법을 어그 Ugg 같은 브랜드에 제공한다. 이는 브랜드 의류가 찍힌 사용자 사진을 분석하고, 어떤 것이 가장 긍정적으로 브랜드를 잘 표현하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호크의 경우처럼, 수많은 브랜드가 스스로 성공적인 인스타그램 피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스카 드 라 렌타 Oscar de la Renta의 홍보 부사장 에리카 비어먼 Erika Bearman의 패션 애호가 팔로어 수는 34만 5,000명에 달한다. 보통 보그나 엘르 같은 패션잡지를 통해 광고를 선보였던 이 회사는 지난 여름에는 인스타그램에 가을 상품 광고를 실었다. 7개의 사진을 포스팅했고, 한 시간 만에 각 사진마다 ‘좋아요’ 1,000개가 달렸다. 비어먼은 각 사진에 캡션을 달아 홈페이지(Oscardealernta.com)에서 미리 컬렉션을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을 안내했다. 그는 이 광고 방식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 오스카 드 라 렌타는 이번 가을에도 같은 방법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그 성격이 나이트클럽과 유사하다. 유행을 이끄는 사용자들이 많을 때 잘 되는 반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기도 한다. 살아 남는 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든 여가활용의 수단에서 유용한 도구로 변신한다. 더 이상 열렬히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런 변신을 지속해왔다. 그럼에도 저커버그는 여전히 다양한 곳에 투자하고 있다. 인스타그램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다양한 앱을 활용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여러 앱을 새로 선보였지만 그중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직 없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19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급성장 중이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이미 사용자가 4억 5,500만 명에 달한다-을 인수했다. 3월에는 20억 달러에 가상현실 헤드셋 제조업체 오큘러스 리프트 Oculus Rift를 인수했다. 인스타그램이 ‘대박’을 터트리지 못하더라도 다른 도박 중 하나가 성공할 것이다.

시스트롬과 크레거는 취향 변화의 위험성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둘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인스타그램의 매력을 배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비공개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냅챗이나 왓츠앱 같은 앱의 성공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사용자가 사진을 편집해 소수의 사람과만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시스트롬은 “이는 기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사회적인 변화이며, 우리는 그에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 계정 비공개를 허용한다. 신규 가입자는 늘고있고, 그중 좀 더 많은 사용자들이 비공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비공개 메시지 제품을 출시했다. 대부분의 IT관련 언론에서는 곧바로 이를 실패라고 혹평했지만, 수치상으로 이 서비스는 차츰 탄력을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지난 달 사용자 4,500만 명(전체 사용자의 25%)이 이 서비스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트위터가 바인 Vine 비디오 서비스로 인기를 얻은 직후, 인스타그램은 15초 분량 비디오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시스트롬은 만족스럽다고 말하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이 비디오 서비스 사용자 수를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스타그램 내부 상황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일면으로는 인스타그램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인지도 모른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한 가지 기능을 매우 빠르고, 잘 사용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명성을 쌓았기 때문이다.

시스트롬이 우려하는 부분은 많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이 이 서비스 기준을 잘 유지한다면 큰 성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원래의 매력 덕분에, 스키니 같은 사용자들은 3년간 매일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꿈에서조차 그만둘 생각을 못하고 있다. 스키니는 인스타그램의 매력에 대해 “누군가의 심리를 들여다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과연 광고업체가 이런 매력에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까?


전업주부에서 변신한 인스타그래머
@ALIJARDINE으로 활동하는 알리 자딘 Ali Jardine(41)은 자신의 취미를 고수익 직업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아코수아니안타키 Akosua Nyantakyi와의 인터뷰에서 그 방법을 소개했다.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첫번째 역할은 전업주부다. 하지만 한편으로 인스타그램 활동도 열심히 한다. 내가 업체에 연락할 때도 있고 업체가 나를 찾을 때도 있다. 한 해에 버는 수입이 안정적인 시간제 근로수입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을 것 같다. 나는 우리 자매를 비롯해 몇몇 인스타그래머들과 도스 이퀴스 Dos Equis 광고 일을 했다. 뉴욕을 방문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람’도 만났다. 랜스크래프터스 Lenscrafters,볼트하우스 팜스 Bolthouse Farms와 일한 바 있으며, 지금은 트래블 플러스 레저 Travel + Leisure와 캐피털 원 Captial One 일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1년이었다. 원래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였다. 아이폰이 내게 창의력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아이디어들이 있을 때, 캔버스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울 때가 있다. 나는 거의 모든 것을 아이폰으로 해결하고 있다. 편집도 모두 아이폰으로 한다. 사람들은 내가 포토샵을 쓴다고 생각하는데, 내게는 그게 칭찬이다. 나는 매일같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포스팅한다. 팔로어가 생기려면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내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딸 아니면 아들이다. 나는 실루엣을 많이 사용한다. 실루엣의 장점은 보는 사람이 자신을 이입해 그 이야기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후일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싫증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항상 새로운 것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은 시각적인 존재이며 그 시각적 형태를 즐긴다.

더 많은 인터뷰와 성공적인 인스타그래머 동영상 프로필은 포춘 홈페이지(Fortun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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