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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실손의료보험 A to Z 일반실손과 무엇이 다를까

[RETIRE RICH]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노후실손의료보험(이하 노후실손)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후실손은 기존 표준실손의료보험(이하 표준실손)과 무엇이 다를까? 정상완 삼성화재보험 의료실손선진화팀 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Q. 노후실손의료보험이란 무엇입니까?

A. 노후에 가장 큰 걱정거리는 두 가지입니다. 의료비와 생활비죠. 이 중 생활비는 경제력에 맞게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숨과 직결되는 고액의료비는 쉽게 줄일 수 있는 항목이 아니죠. 노후실손은 이 같은 고액의료비 지출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든 보장성 보험상품입니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공백을 보완하면서 개인의 노후의료비에 대한 기초의료보장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액공제, 고액필수의료비 보장을 위한 노후대비 실손의료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표준실손으로도 보장받을 수 있지 않나요?

기존 표준실손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보험료가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보험료 부담으로 결국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했습니다. 때문에 노후실손은 보험료 수준을 낮추고, 노후에 꼭 필요한 고액의료비 보장만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나요?

대략 50세에서 75세 사이에 가입(최초가입 기준)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최초 가입 이후에는 동일한 보험사 내에서 나이와 무관하게 재계약할 수 있습니다. 표준실손은 평균적으로 6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죠. 노후실손험은 가입연령을 75세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고연령에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보험료와 보장한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노후실손은 보험료가 낮습니다. 표준실손 대비 약 70% 수준입니다. 노후대비 부담을 줄였습니다. 보장한도도 큰 편입니다. 상해와 질병 각각 연간 1억 원 한도(통원은 회당 100만 원 한도)로 고액 입·통원의료비를 보장합니다. 참고로 표준실손 한도액은 5,000만 원입니다. 그대신 자기부담금은 높습니다. 청구한 의료비 중 입원 30만 원, 통원 3만 원을 공제한 뒤, 급여 80%, 비급여 70%를 보상합니다. 이 세 가지 특징은 모든 판매사가 동일합니다.


자기부담금을 높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노후에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나 상해를 대비하자는 게 이 상품의 근본 취지입니다. 경제적 부담이 적은 소액의료비는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으로 충당하고, 부담이 큰 고액의료비는 노후실손의료보험으로 대비하자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표준실손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노후실손의 경우, 보험료는 1년마다 갱신되고 보장내용은 3년 재가입할 때마다 바뀌는 형태를 띱니다. 표준실손은 보험료 갱신이 1년, 재가입이 15년 주기입니다. 노후실손은 보장내용이 3년마다 바뀔 수 있다는 게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노후실손이 국민건강보험을 보충·보완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정책 등의 변화를 신속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노후실손은 계속 입원 시에도 보상제외기간이 없습니다. 단, 입원에 대한 공제금액은 365일마다 적용합니다. 현행 표준실손은 365일을 초과해 계속 입원할 경우 90일간의 보상제외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표준실손 가입자라면, 이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가요? 아니면 노후실손으로 갈아타는 게 나은가요? 중복 가입은 가능한가요?

표준실손과 노후실손은 중복 가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둘 중 한 가지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미 표준실손에 가입하고 계신 분이라면, 나이가 들었을 때 높은 보험료 납입이 부담될 것인지, 소액의료비보단 고액의료비보장이 필요하다고 느끼는지, 요양병원비나 상급병실차액 같은 비필수 의료비 보장이 필요한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만약 지병이 있다면, 노후실손 가입을 거부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이전부터 표준실손에 가입되어 있다면, 이를 유지하시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지병이 있으면 가입이 안 되나요?

기본적으로 검사를 거쳐 인수 기준 적합 판정을 받으면 유병자도 가입은 가능합니다. 삼성화재의 경우는 유병자들을 위한 할증인수 기준을 타상품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가입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계약 기간 중 지병이 발생하면, 재계약 조건이 달라지나요?

계약 기간 중 지병이 발생하더라도, 보험료나 보장내용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실손의료보험은 개인별로 리스크를 측정해 보험료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가입자 전체의 리스크를 평가해 보험료를 산정합니다. 한 개인에게 질병이 발생하더라도 전체가 리스크를 나누기 때문에 유병자 개인의 보험료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가능하면 병이 없을 때 미리 가입을 해주시는 편이 보험료를 낮추는 데 유리합니다. 단, 갱신이나 재계약 때 나이, 물가, 의료비 인플레이션 등이 적용돼 보험료와 보장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약도 가능한가요?

노후실손은 상해형 및 질병형의 기본계약과 선택특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선택특약으로는 요양병원의료비 특약과 상급병실료차액보장 특약이 있습니다. 요양병원의료비 특약은 상해와 질병을 합산해 연간 5,000만 원(통원은 회당 100만 원 한도)을 한도로 보상합니다. 상급병실료차액보장 특약은 상해와 질병을 합산해 연간 2,000만 원을 한도로 보상합니다


보험사마다 노후실손을 내놨는데, 모두 동일한 상품인가요?

노후실손은 회사별로 판매연령이나 보험료 등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장내용, 가입조건 등은 동일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떤 보험사 상품을 선택해야 하나요?

노후실손의료보험은 고령화 시대의 제2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의료비 보장의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이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해주는 보험사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보험료와 지급여력비율, 유병자 가입 가능 여부 등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보험료는 표준실손과 마찬가지로 매년 갱신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입 시점에 상대적으로 보험료로가 낮은 보험사에 가입했더라도 나이가 들면 더 높은 보험료를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50세부터 75세까지 전체 연령별 보험료 수준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재정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지속적으로 높은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보험사가 제일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병이 있더라도 가입을 포기하지 말고, 보험사마다 다른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업계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합니다. 이유와 대책은 무엇인가요?

아직은 판매부진이라고 얘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한 지 1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고, 50세 이후에도 건강하거나 회사별로 까다로운 인수기준을 통과한 유병자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노후실손 가입연령도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후실손은 사실상 현재의 노인들보단 미래의 노인을 위한 보험입니다. 노후에 발생할 수 있는 큰 병에 대비하자는 보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상품이죠. 따라서 소득이 있고 건강한 시기에 가입을 해RICH서 노후까지 유지해 갈수 있도록 가입연령을 더 낮춰야 합니다.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올 2월에 의료비연금계좌가 도입됐는데, 이와 연계한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미국의 경우, 고액공제건강보험(HDHP High Deductible Health Plan)과 건강저축계좌(HAS Health Savings Account)를 연계해, 연금으로 노후실손 보험료를 납입하면 세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연금을 의료비로 써도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일보한 제도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란 얘기입니다.

근본적으론 실손의료보험에서 만성적자를 보이는 보험사들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실손의료보험 가격 현실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손의료보험 사업 영위를 위한 최소한의 사업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들의 적극적 판매를 유도하는 노후준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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