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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자와의 대담

Geeking Out

미 정부가 주도하는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는 어떤 면에서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나 아폴로 프로그램보다 야심찬 계획이다. 연구대상이 인간의 장기 중에서 가장 덜 알려졌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뇌이기 때문이다. 연구기간 12년, 예산 45억 달러의 이 거대 프로젝트의 목표는 인간의 뇌 활동을 상세히 지도화 함으로써 뇌 기능과 인간 행동의 연관관계를 규명하고 알츠하이머병, 자폐증, 우울증 같은 질병의 근본 원인을 밝혀낼 방안을 찾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브레인 이니셔티브의 기획책임자인 록펠러대학의 코넬리아 바그만 박사는 작년 한해를 꼬박 투자해 연구 아이디어들을 심사했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실질적인 연구 돌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저는 과학이 최우선 정치 아젠다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 많은 과학자들과 미 대통령까지 이제 뇌를 탐사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뇌 과학자 수천명을 모아 워크숍을 가졌고 뇌 화학과 이미징, 연구방법론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지난 세기 신경과학계는 개별 뉴런과 시냅스를 대상으로 엄청난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최근에는 뇌 전체에 대한 이미징도 이뤄졌죠. 저희는 이 둘 사이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모든 실체들을 보고자 합니다. 기존의 연구가 뉴욕시를 인공위성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것이라면, 이제는 도시의 구성원인 사람들을 보고 싶다는 의미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100배는 뛰어난 현미경과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이 필요합니다. 브레인 이니셔티브에 신경과학 외에도 여러 분야의 실험가와 이론가를 참여시킨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병사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고칠 수 있는 하드웨어의 개발에 관심이 많은데 저희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각각의 요구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뇌 과학 지식과 도구를 정립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수년 내에 브레인 이니셔티브가 뇌에 관한 기본적인 의문을 풀어 줄 수 있을 겁니다. 뇌에 존재하는 세포의 종류 같은 것들 말입니다. 또한 저희는 서로 연결된 뉴런들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 감정을 일으키는 방식도 알고 싶고 뉴런들의 네트워킹 방식을 모방한 저전력 고성능 컴퓨터의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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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가 연구를 통해 의식이나 창의력의 근본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 정도까지는 도달하지 못할 꺼라 봅니다. 하지만 우연히 진실의 문을 열게 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는 없습니다.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과학이지 공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학은 나아가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지만 과학은 최종 목적지가 어디가 될지 알 수 없는 열려 있는 지적 탐구활동입니다.

2,000억 달러 미국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매년 치매 환자의 치료에 소비하는 사회적 비용.(추정치)

BRAIN Initiative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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