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트위터로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THE TWITTERLOIN

이 소셜미디어 기업은 샌프란시스코의 낙후된 지역에 실리콘밸리의 근사함과 복지혜택을 함께 선사하고 있다.
By Michal Lev-Ram



딕 코스톨로 Dick Costolo는 요즘 진땀을 빼고 있다. 트위터 CEO인 그는 여러 사건에 대처하느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전에는 해커들이 CFO의 트위터를 도용해 수백 개의 스팸 링크를 팔로어들에게 보냈고, 이로 인해 계정해킹의 공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주 전에는 예상보다 높은 분기 매출과 수익을 발표했음에도, 실망스러운 유저 성장세가 도마에 올랐다(트위터 사용자 수는 소셜네트워크 대표기업인 페이스북 누적 사용자 수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일부 최고 임원들이 떠나면서 기업 전략을 명확하게 세워야 하는 경영진의 역량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되기도 했다. 능력 있는 사원들을 보유하는 데 실패한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지금 코스톨로가 땀을 흘리고 있는 진짜 이유는 앞서 언급한 골치 아픈 문제들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크로스피트 CrossFit라고 불리는 강도 높은 피트니스 때문이다. 이 피트니스는 올림픽 국가대표 수준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한꺼번에 소화하는 훈련이다. 한때 안경을 쓴 배우였던 그는 이후 구글 경영진을 지냈고, 지금은 트위터 CEO로 일하고 있다. 붉은색 티셔츠에 검은색 하의를 입은 그는 발가락에 손이 닿을 때까지 몸을 웅크렸다가, 마른 체구임에도 앞에 높인 45파운드의 바벨을 들었다놓았다 했다. 그리고 마침내 숨을 헐떡이며 이 거대한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트위터에 온 걸 환영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이 회사 2층 헬스장에 온 것을 환영한다. 창립 9주년을 맞은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역주: 한두 줄 정도의 짧은 글을 올리는 블로그 기업은 그동안 이런저런 부침을 겪다가 올해 처음으로 포춘 선정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 24위에 올랐다. 주목해야 할 점은 2013년 말 주식상장 이후 이 회사의 주가가 282%나 급등했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사건을 겪었음에도-낙후된 베이 에어리어 Bay Area에 자리 잡기로 한 경영진의 결정은 말할 것도 없다(이 부분은 기사 뒷부분에 언급된다)-트위터는 이 지역에서 많은 이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되었다.

채용 때마다 평균 230명의 지원자가 빈자리를 노리며 경쟁하고 있다. 트위터의 일원이 되고 싶어하는 많은 이들은 이 기업이 정보를 전파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계속 바꿔 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무료 요가나 즉흥극 강의, 무료로 제공되는 뷔페 등 기업에서 제공하는 복지는 인재들을 모으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직원복지는 많은 첨단기술 기업들이 이미 제공하고 있는 혜택이다.

많은 직원이 직원 복지보다 더 매력적인 건 바로 전 세계와 트위터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회사 내부의 열망'이라고 말한다. 직원 수가 늘고 있지만, CEO가 바로 당신 옆에서 땀 흘리며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들에겐 또 다른 보너스가 되고 있다. 코스톨로는 크로스피트 운동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난 후 포춘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트위터에서 근무하면, 매일 세상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기업이자 플랫폼에서 일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공교롭게도 그는 며칠 후 스키 여행에서 쇄골 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 탄탄한 체격의 CEO는 몇 년간 구글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후, 2009년 말 트위터로 자리를 옮겼다. 구글에서의 경력은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트위터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한 달에 두 번 코스톨로는 회사의 널찍한 카페테리아 옆에 위치한, 빛이 가득 들어오는 탁 트인 공간으로 모든 직원을 소집한다(트위터는 11층 건물의 7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1만 6,500제곱피트의 옥상 라운지로, 많은 직원이 야외 소파나 인조잔디에 드러누워 있다). 코스톨로와 10명으로 구성된 경영진은 한 달에 두 번 '티타임'을 연다. 여기서 기업의 목표나 주요 사안들을 직원들에게 알려주고, 직원들이 던지는 즉흥 질문에 답도 해준다. 또 트위터에 올라온 전 세계 사건이나 유명세를 탄 트윗을 소개한다. 이렇게 모든 이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행사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마다 열린다. 직원들은 한데 모여 실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에 대한 답변도 청취한다.

코스톨로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원들이 느끼는 것이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 직원이라면 누구나 직접 내게 와서 솔직 담백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여기게 만드는 것이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고위 경영진의 생각은 더욱 왜곡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앞장서서 모든 직원을 동료나 친구처럼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내 생각에 반대 의견을 내거나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톨로는 심지어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 첫날에도 참석한다. 이 오리엔테이션은 회사 내에서 '플라이트 스쿨 Flight School'이라 불린다.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신입사원들은 트위터 사용지침을 배운다. 예컨대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공유 기밀정보를 다시 언급해선 안 된다는 것 등이다. 이들은 그 후 트위터 본사 및 롯지 Lodge라고 불리는 공용공간을 방문한다. 롯지에는 크레이그스리스트 Craigslist *역주: 미국의 중고물품거래사이트에서 구매한 두 채의 통나무집이 있는데, 그곳들은 회의 및 사교 행사장으로 사용된다(이곳에선 와인과 맥주, 홍차버섯차를 마실 수 있다). 내부에 있는 커다란 TV 스크린과 널찍한 가죽 소파, 높은 테이블과 의자가 편안한 라운지 같은 느낌을 준다. 직원들은 개방형 사무실 여기저기에 앉아 있다. 트위터의 상징인 파랑새 스티커가 붙은 노트북을 들고, 자유로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닌다.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알렉스 로터 Alex Roetter는 "우리는 꽉 막힌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이 장소가 미래에도 회사가 영원히 고집할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위터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회사의 매출 및 수익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저조한 유저 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코스톨로의 퇴임을 요구하기도 한다(코스톨로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퇴임 가능성에 대한 최근 루머가 어디서부터 확산했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트위터 주변 기업들도 때때로 위기 상황을 맞곤 한다.

매일 약 2,000명의 직원이 샌프란시스코 도심 외곽에 위치한 트위터 사무실에 모이고 있다. 다른 1,600명의 직원은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텐더로인 Tenderloin 주변부의 끝자락에 위치한 소위 '트위터로인 Twitterloin'은 오래된 호텔, 스트립클럽, 도시의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범죄율도 높은 편이다. 올해 초 근교에서 토막시신이 담긴 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

물론 트위터가 이 지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첨단기술 기업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랫동안 방치된 이 지역에 터를 잡은 기업에게 급여세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이곳에 자리 잡은 기업들은 스퀘어 Square, 우버 Uber, 원 킹스 레인 One Kings Lane처럼 주목받는 첨단 벤처기업들이다. 그중에서도 트위터는 이곳에 가장 먼저 입주한 기업이다. 세간에서 세금우대 조치를 '트위터 세제혜택'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 밖에도 트위터는 인근 지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는 첨단 기술기업이다. 기업 경영진은 "이 지역에 계속 머무를 것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지역 주민들을 도울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러한 기업의 열망이 직원들을 유인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위터의 지역봉사와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하는 캐럴라인 발레린 Caroline Barlerin은 "기업이 최고의 인재들을 고용하고 싶다면, 이웃에 공헌하는 것이 괜찮은 묘책"이라며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회사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트위터는 36만 7,000달러를 지역 비영리재단에 기부했다.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인근 보이스&걸스 클럽 Boys & Girls Club, 교회, 공립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아이들에게 멘토로 도움을 주거나, 급식을 나눠주기도 한다. 회사는 지역 센터에 노트북 및 장비를 기부했으며, 사무실을 제공해 비영리 재단이 행사나 모금활동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회사가 지역사회에 제공한 가장 큰 공헌은 곧 개관될 트위터 네이버네스트 Twitter NeighborNest로, 본사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학습관이다. 트위터 직원들이 이곳의 자원봉사자로 나서 지역 주민 누구에게나 컴퓨터 강습 및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코스톨로는 "기업이 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원들이 느끼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되기 위해선 우리 자체가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가 텐더로인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부는 고급 주택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주거 지역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트위터의 위험한 위치 선정에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유저 수를 빠르게 늘릴 확실한 능력이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젊은 엔지니어들만이 트위터의 아르데코 Art Deco 본사에 매력을 느끼는 유일한 이들은 아니다. 세스 로겐 Seth Rogen, 리나 던햄 Lena Dunham, 힐러리 클린턴 Hillary Clinton 같은 많은 유명인사나 전 세계 리더들이 꾸준히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그런 이들이 회사를 찾는다는 점도 트위터를 특별한 일터로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출장 마사지, 무료 간식, CEO와 함께하는 크로스피트 운동 등 다양한 복지정책들로 이미 차고 넘칠 듯한 가운데서도 말이다.



[채용 담당자가 밝히는 비밀]
"적극적이면서도 프로가 되라. 고용인에게 직접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 당신의 관심을 표현하라. 더 중요한 건 왜 그들이 당신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리는 일이다. 개인적인 이메일을 보낼수록 답변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KPMG[63위] 채용 담당 관리자 셰이머스 멀라키 SEAMUS MULLAR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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