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이 목재나 석탄 같은 천연자원을 채굴할 때, 그로 인해 자연에 생긴 피해를 보상한답시고 하는 일은 구덩이를 복토해주는 것 정도예요. 제가 비영리단체 '블루프린트어스(blueprintearth.org)'를 설립한 계기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과학이 너무나 전문화, 세분화되어 있는 탓에 환경 전체를 복구하는 방법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저희의 목표는 이처럼 저마다의 원칙 하에서 행해지던 일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거예요. 미시적인 부분부터 거시적인 부분까지요.
첫 프로젝트로 현재 과학자와 공학자, 학생들과 함께 모하비 사막 1㎢ 내의 모든 것을 목록화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곳의 지질학적, 생물학적, 수문학적, 대기학적 청사진을 만들어서 각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 청사진의 진위 규명을 위해 목록화가 완료되는 데로 대형 창고 안에서 샘물과 두꺼비, 미생물까지 해당사막의 환경을 완벽히 재현해 검증할 예정입니다. 이미 그 과학자들은 그런 노하우들을 갖고 있습니다. 산사태나 용암의 흐름 같은 지질학적 현상을 실험실에서 재현해 연구하고 있죠. 물론 지구만큼 잘 만들지는 못하지만요.
저희의 1차 목적은 뭔가 유용한 일을 하는 거예요. 예컨대 도미니카공화국 삼림 지대의 청사진을 만들어서 아이티처럼 과도한 벌목으로 삼림이 파괴된 지역에 재현하면 환경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우주탐사에도 유용합니다. 심우주 탐사 시 우주선 내에 채소를 키우는 온실을 조성한다거나 외계행성의 테라포밍에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현재로선 너무 거창하게 보이나요? 수세대에 걸쳐 목록화를 수행한다면 결코 거창한 비전이 아닙니다.
72,843㎢
매년 전 세계에서 벌채돼 사라지는 삼림의 면적. 대만 국토의 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테라포밍 (Terraforming) 외계행성의 환경을 인간의 거주가 가능하도록 지구화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