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이 글로벌 종합 운용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글로벌시장에 특화된 주식형·채권형 펀드 포트폴리오가 자리 잡고 있다. 미래에셋이 해외에 수출한 펀드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선언한 지 불과 12년 만에 이뤄낸 성과치곤 대단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포춘코리아가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상을 이끌고 있는 핵심 펀드 상품 3가지를 소개한다. _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은 지난 2003년 홍콩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는 12개국 10개 법인과 상해 · 베트남 등 2개 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주요 금융시장 곳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지에서 펀드를 설정·운용하고 있다.
12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미래에셋이 직접 운용하는 수탁고(운용사가 고객으로부터 운용을 위임받은 자금규모)는 지난 4월 말 기준 17조 8,436억 원에 달한다. 글로벌 특정지수의 수익률을 얻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ETF) 사업의 확대와 시카브SICAV 등 글로벌펀드들의 장기 성과 호조는 해외 현지 운용자산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올 상반기 중 미래에셋 해외법인이 설정한 수탁고는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의 해외법인 펀드 수탁고 10조 원 시대를 이끈 핵심 상품은 크게 3가지다. 아시아 신흥국 소비 성장의수혜 주를 발굴하는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 선진국과 신흥국 우량 국공채에 자산을 배분하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가치 주를 발굴해 투자하는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 펀드’가 바로 주인공들이다.
전 세계가 인정한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
미래에셋의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아시아 신흥국 소비 성장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펀드다. 주로 중국,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인구와 자원이 풍부한 주요 신흥국과 한국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소비재 기업뿐만 아니라 성장의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도 포괄적으로 이 펀드의 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소비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바탕으로 아시아, 글로벌 주식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에 한 발 벗어나 투자기간을 길게 내다보고 해외 자산 투자 배분을 생각해볼 시점이죠. 미래에셋의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이 같은 해외 자산배분 투자에 가장 특화된 상품입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의 국가별 투자를 살펴보면 중국(홍콩 포함) 44%, 인도 16%,한국 14%, 인도네시아 7%, 필리핀 5%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부문별로는 헬스케어 24.72%, 민감소비재 22%, IT19%, 비민감소비재 14%, 금융 8%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운용 모펀드 기준)은30.73%에 이르고 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상으로 한 전체 펀드 중 수익률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같은 안정적인 성과 덕분에 수탁고가 올해 들어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전체 수탁고는 2,249억. 해외펀드 중대형펀드에 속하는 규모다.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 는 글로벌 평가사 모닝스타Morning Star가 상위 10% 우량 펀드에 부여하는 최고 등급 5스타를 받기도 했다. 글로벌업계도 ‘아시아그레이트컨슈퍼펀드’ 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한 가지 증거라 할 수 있다.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미래에셋 홍콩법인이 지난 2011년 룩셈부르크에 설정한 시카브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출발했다. 피(被)투자펀드의 3년 수익률이 약 55%에 달하는 등 장단기 수익률이 매우 우수한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아시아 시장에 특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 선진국 자산운용업계는 오래전부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을 주목해왔다. 현재 미래에셋이 룩셈부르크,미국, 한국 등에서 설정·운용하고 있는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 전체 운용 규모는 1조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연금마케팅부문 임덕진 이사는 “중국 등 신흥국 중산층의 소비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의 성과가 좋았다”며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는 차세대 소비 관련 수혜 기업을 발굴해 투자 할 수 있어, 연금 같은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은 장기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운용사 최초 누적 수익률 100% ‘글로벌다이나믹펀드’
지난 2008년 촉발된 미국의 금융위기는 이후 글로벌 자산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 지금도 미국의 금리 인상, 유럽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국제 유가 급락 등의 돌발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자산시장의 위기는 고스란히 해외채권형 펀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다수 해외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했고, 유입된 해외 자금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유독 탄탄한 수익률을 유지하며 ‘ 나홀로 성장’ 중인 펀드가 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다이나믹펀드’가 그 주인공이다.
미래에셋의 국내 대표 해외채권펀드인 ‘글로벌다이나믹펀드’는 운용 규모 2조630억 원의 국내 최대 해외 채권펀드다. 지난 2006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해도 손실을 기록하지 않은 안정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글로벌다이나믹펀드는 선진국과 신흥국 우량 국공채에 자산을 배분하는 해외채권펀드다. 미래에셋은 이 펀드에 모기지 채권과 투자등급 이상 회사채를 편입하는 등 전 세계 다양한 채권 부문에 분산 투자를 하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를 초과하는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량 자산에 집중해 펀드의 안정성도 높다.
제로인에 따르면, 글로벌다이나믹펀드의 최근 3년 누적 수익률(운용 모펀드)은17.57%를 기록하고 있다. 1년 수익률도 4.65%로 ‘시중금리+α’를 장단기, 안정적으로달성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105.26%에 이르고 있다.
이 펀드의 연 단위 수익률을 보면 매년 안정적으로 ‘시중금리+α’의 성과를 이끌어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이 펀드의 수익률은 6.75% 수준이었는데, 이는같은 해 한국은행 은행예금 수신금리인 2.43%보다 4%p 이상 높은 수익률이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중금리가 1%대로 진입하면서, 예금 금리에 만족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이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운용 수익을 내고 있는 해외채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예금 수요자들이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은 투자자들인 만큼, 국내 채권펀드보다 수익성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해외채권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다이나믹펀드’는 글로벌 40~50여 개국의 우량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펀드 운용은 주로 한국과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다. 미래에셋이 국내 금융사로는유일하게 12개 글로벌네트워크를 활용해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 김진하 상무는 말한다.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는 운용 규모가 큰 상품 인 만큼, 변동성 관리에도 초점을 두고 운용하고 있습니다. 펀드 운용 전략이 국내 투자자에게 적합해 낮은 시중 금리가 아쉬웠던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1등 주식형 펀드 '가치주포커스펀드'
전통적으로 국내 펀드 시장은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으로 운용되는 대형주 중심의 투자가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요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 자체 리서치센터를 통해 특색 있고 성장 가능성 높은 주를 적극 발굴하는 등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곳이 바로미래에셋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6년부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가치주를 발굴하는 20명 규모의 주식 리서치 조직을 운영해왔다. 국내 자산운용 업계 최초의 자체 리서치 조직이자 현존하는 리서치 조직 중 최대 규모다. 최초· 최대라는 수식어에 어울리게 미래에셋의 리서치 조직은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 자체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모델 포트폴리오( MP) 중심의 펀드 운영으로 지난해 기준 국내 주식 펀드 1년 수익률 1위 상품을 탄생시켰다. 바로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펀드’다.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펀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제품이나 서비스, 내수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 장기 성장성을 갖췄음에도 대중적 인지도가 낮아 시장에서 저평가돼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 분석 기관 에프엔스펙트럼에 따르면, 미래에셋의 가치주포커스펀드는 1년 수익률(운용펀드 기준) 41.16%,3년 수익률 85.25%를 기록해 현존하는 국내 가치주펀드 중 장단기 수익률이 가장 우수하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운용 규모 역시 지난 연말보다 3배 이상 증가해, 2015년 5월 기준수탁고(설정액)가 622억 원에 달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가치주포커스펀드는 삼성전자 우선주(3.72%), SK텔레콤(3.49%), 한전KPS(3.47%), 부광약품(3.25%), 서울옥션(3.17%) 등에 투자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IT와 일반산업, 소비재(비생필품)와 소재산업 등에 투자가 분산되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연금마케팅부문 임덕진 이사는 “가치주포커스펀드는 경쟁력 관점에서 장기투자할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기 때문에 장단기적으로 경쟁 펀드 대비 최고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기업의 2~3년 후 성장성을 기준으로 투자 종목에 접근하기때문에 펀드 운용이 안정적”이라며 “이는 강력한 리서치능력이 수반돼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