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환율 상승에 대한항공·아시아나 동시 적자

메르스 충격 덜어 영업익 불구 업종 특성상 외화 부채 많아

이자비용 눈덩이처럼 증가

항공업계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라는 '난기류'를 만났다. 하반기 들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후유증에서 간신히 벗어나는 듯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슬금슬금 오르며 순이익을 끌어내리고 있는 탓이다.

항공기 도입 및 유류비용 등으로 외화 부채가 많은 항공업종의 특성상 환율이 상승하면 이자비용을 비롯한 외화환산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유류비는 물론이고 보험비·정비비까지 모두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며 "메르스 충격이 어느 정도 제거되면서 탑승객이 늘어 3·4분기 영업이익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화환산손실로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겉보기에는 그럭저럭 장사를 잘한 것처럼 보여도 막상 주머니에 남는 돈은 별로 없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달러당 1,204원까지 올라 전 분기 대비 평균 7%가량 상승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3·4분기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평가손실이 5,000억~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4분기 당기순손실을 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문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이 장기적으로 회사의 재무에도 부담을 안긴다는 점이다.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환산 부채는 더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올 상반기 외화순부채가 89억달러에 달했는데 원·달러 환율이 10원만 상승해도 약 890억원의 외환평가손익이 발생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오르면 약 1,500억원의 세전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항공사들이 대규모 신규 항공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상태여서 환율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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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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