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럭셔리 호텔‘포시즌스(Four Seasons)’가 드디어 한국에 선을 보인다. 10월1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광화문 네거리에‘포시즌스 호텔 서울(이하 포시즌스 서울)’이 문을 열었다. 포시즌스는 세계 최고 부호들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킹덤홀딩스 회장)가 대주주라는 사실로도 유명하다. 포시즌스 서울은 과연 한국 호텔업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 포춘코리아는 포시즌스 서울의 공식 개관 이전에 미리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둘러봤다. 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우와~!! ” 탄성이 절로 나왔다. 환상적인 풍경이 눈앞 가득히 펼쳐졌다.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광화문 네거리 바로 초입에 우뚝 솟은 포시즌스 서울의 28층 ‘ 이그제큐티브 클럽 라운지’는 사방으로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광화문 네거리 주변의 경복궁, 세종문화회관, 서울광장은 물론 멀리 청와대, 인왕산, 남산타워까지 서울 중심부의 명소들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다가왔다.
서울 광화문 주변을 이렇게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호텔이 또 있을까 싶었다. 포시즌스 서울의 이그제큐티브 클럽 라운지는 스위트룸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 라운지의 한 층 위인 꼭대기 층에는 최고급 객실이 자리잡고 있다. ‘ 프레지덴셜 스위트’ 가 그곳이다.
사실상 한 층을 홀로 차지하는 ‘ 프레지덴셜 스위트’ 에서 묵는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아쉬운 것은 취재진이 방문한 때에는 공개가 불가능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9월14일 오후 포시즌스 서울을 처음 찾았을 때 루보쉬 바타(Lubosh Barta) 총지배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반겼다. 그는 태국에 위치한 포시즌스 리조트 치앙마이 등지에서 총지배인을 역임한 베테랑 호텔리어다.
포시즌스는 1961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첫 번째 호텔을 개장하면서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을 향한 역사적인 발걸음을 뗐다. 포시즌스는 지난 9월 기준 세계 38개국에 94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포시즌스의 글로벌 시장 확장은 이어지고 있다.
포시즌스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이사도어 샤프(Isadore Sharp)는 약관 20대의 나이에 호텔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세계최고 럭셔리 호텔을 일궈낸 동화 같은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포시즌스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의 성공 비결은 ‘비밀’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 종교와 문화를 넘어서는 한 가지 원칙으로 귀결됩니다. ‘내가 대우받고 싶은 대로 타인을 대우하면 그들도 똑같이 나를 대우해준다’는 황금률이 그것입니다. (중략) 포시즌스의 서비스는 ‘친절한 태도에서 우러나오는 상호존중의 교환(Exchange of mutual respect performed with an attitude of kindness)’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습니다.”
이사도어 샤프 회장의 말은 포시즌스의 서비스 문화를 함축한다. 핵심은 바로 ‘ 고객 맞춤형 서비스( Personal ized Service)’ 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성향과 필요를 세심하게 배려해 마치 집에서 머무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포시즌스의 서비스 원칙이자 행동강령이다.
포시즌스만의 차별화 된 인테리어 전략포시즌스는 ‘현지화’라는 측면에서도 여타 글로벌 특급호텔과 뚜렷이 차별화된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하나의 통일된 인테리어 컨셉트를 가진다. 다시 말해 어느나라, 어느 지역에서든 거의 비슷한 느낌의 시설을 갖춘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시즌스는 호텔이 위치한 국가와 지역의 전통이나 문화를 인테리어 디자인에 깊숙하게 반영한다.
물론 단순한 적용이 아니라 현대적인 재해석이 가미된 모던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포시즌스의 인테리어 현지화에는 고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숨어 있다. 세계 각국의 특급호텔은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짧은 기간 방문했다가 업무를 마치면 급하게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여행객들에게 숙박하는 동안만이라도 그 나라의 고유한 멋과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인테리어 현지화 방침이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포시즌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포시즌스 서울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맞은편 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미술작품이고객을 맞이한다. 가로 2m30cm, 세로 6m65cm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의 제목은 ‘ 물, 바위, 소나무, 대나무, 달’ 이다. 이 작품은 한국 작가 김종구 씨가 쇳가루를 재료로 만든 산수화다. 쇳가루로 제작됐기에 시간이 흐르면서 색감과 질감이 변화하는 오묘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포시즌스 서울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대표하는 예술품으로 꼽힌다. 포시즌스 서울의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예술품은모두 한국 작가의 작품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뿐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유심히 살펴보면 포시즌스 서울의 내부 시설 대다수가 한국적 전통과 문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눈치챌 수있다. 가령 1층 리셉션 데스크의 뒤쪽에는 소나무 그림이그려진 병풍을 컨셉트로 한 디자인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있다. 나아가 객실, 식당, 복도 등 고객이 접하는 모든 공간에서 한국적 정취가 ‘숨은 그림’처럼 빛나고 있다.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역시 고객이 가장 오래머무는 객실이다. 포시즌스 서울은 총 317개의 객실을 운영한다. 객실을 크게 구분하면 일반 객실, 스위트, 스페셜스위트의 3개 카테고리로 나뉜다. 좀더 세분하면 객실 종류는 10가지다. 이는 객실의 등급을 의미하기도 한다.
포시즌스 서울의 객실 중에서 가장 낮은 등급의 ‘ 디럭스룸’에 들어가봤다. 하루 숙박료는 약 45만원 선이다(포시즌스 서울 측은 개관 후 디럭스룸 숙박료에 약 15만원 상당의 몇 가지 특전을 포함해 특별 패키지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디럭스룸은 13~15평 정도로 널찍했다. 화사한 흰색 톤이 객실을 포근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욕실과 화장실은 꽤 공간적 여유가 느껴졌다. 목까지 물에 잠기는 깊은 욕조, 푹신한 정도를 3가지로 조절할 수 있는 ‘포시즌스 베드(포시즌스는 세계적인 침대 브랜드인 시몬스와 침대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도 인상적이다. 디럭스룸은 전체적으로 공간이 넓고 인테리어도 모던한 분위기다.
서울 중심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중간 등급의 객실로 분류되는 ‘ 팰리스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Palace-View Executive Suite)’도 둘러봤다. 이 객실은 경복궁(궁전)을 조망할 수 있다고 해서 팰리스뷰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실제 이곳에서는 경복궁이 마치 앞마당처럼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광화문 네거리 쪽으로도 시야가 충분히 확보된다. 오랜 역사유적과 현대적 빌딩이 공존하는 서울 중심가의 도심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또 침실과 거실, 욕실 공간이 독립적으로 구분돼 있어 가족 단위 혹은 여러 명이 투숙하더라도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도자기 등 한국 전통문화에 모티브를 둔 소품들이 비치돼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포시즌스 서울은 객실 복도 끝을 통유리 벽으로 설계했는데, 이런 것도 여느 호텔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낮 시간대에는 자연 채광 덕분에 복도가 환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포시즌스 서울은 고급스럽고 품격 높은 각종 서비스·편의시설도 다채롭게 갖추고 있다. 7개의 레스토랑과 바( Bar)는 각각의 개성과 특징이 뚜렷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2층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Boccalino)’는 광화문 네거리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아주 그만이다. 흰색을 컨셉트로 삼은 밝고 화사한 느낌의 모던한 인테리어도 기분을 즐겁게 한다.
11~12층에는 대형 일식당과 중식당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복층 구조의 일식당은 천장이 높고 공간도 널찍해 여느 일식당과는 달리 시원한 공간감을 준다. 또 중식당은 20~30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하거나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커다란 룸을 두고 있다.
지하 1층에는 뷔페 레스토랑이 거의 한 층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메뉴가 제공되기 때문에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 바닥 일부는 유리로 마감돼 있다. 그 아래 세종로 구역 제2지구 유적발굴지에서 발견된 과거 서울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한쪽에는 셰프들이 직접 조리한 신선 음식을 구매해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푸드마켓도 운영된다. 이 푸드마켓은 40~50평가량의 꽤 큰 규모로 운영되는데, 다른 호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설이라는 설명이다.
포시즌스 서울은 두 곳의 바를 운영한다. 한 곳은 2층의 ‘바 보칼리노’이고 다른 한 곳은 지하 1층의 ‘찰스 H’다. ‘바 보칼리노’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감성을 모티브로 하는 곳으로, 이탈리아의 다양한 빈티지 와인과 각종 칵테일을 즐길수 있다. 또 1920년대 미국 금주법 시대의 뉴욕 바 스타일을 재현한 ‘ 찰스 H’ 는 당시 분위기를 살려 호텔 지하에 은밀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른바 ‘ 히든바( Hidden Bar)’ 다. 특히 옛날 느낌이 물씬 나도록 고풍스럽게 디자인한 내부 시설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시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다양한 칵테일을 접할 수 있다. 두 곳의 바는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젊은 스타 바텐더 크리스토퍼 라우더(Christopher Lowder)가 운영을 전담한다.
레스토랑·바 등 편의시설도 차원이 달라세계적인 플라워 아티스트(Flower Artist)로 이름이 높은 니콜라이 버그만(Nicolai Bergmann)도 포시즌스 서울의 품격을 높이는 ‘ 홍보대사’ 중 한 명이다. 그는 포시즌스 서울1층에 자신의 이름을 딴 플라워숍을 운영하는 동시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꽃 장식으로 호텔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이미 1층 로비 한쪽에는 그의 작품이 고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친 상태다.
포시즌스 서울의 8~10층에는 ‘포시즌스 클럽 서울’이 자리하고 있다. 실내 수영장과 스파, 피트니스클럽, 라운지 등으로 이뤄진 ‘포시즌스 클럽 서울’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멤버십 클럽이다. 이 클럽에는 최고급 건축 자재와 운동 설비가 사용됐다. 일례로 스파의 욕탕 바닥타일 일부는 금으로 장식됐을 정도다. 도심 속 특급호텔에서 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수영과 운동, 스파를 즐기는 재미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포시즌스 서울은 세계 최고 럭셔리 호텔의 명성에 걸맞게 최고급 건축 자재를 많이 사용했다. 특히 대리석을 바닥이나 벽면, 기둥 등의 외부 마감에 많이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포시즌스 서울의 건축과 디자인에는 모두 4개 회사가 힘을 합쳤다. 먼저 전체적인 건물 설계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담당했다. 또 객실 및 공용 공간 디자인은 세계적 인테리어 디자인 기업 ‘LTW 디자인웍스’가, 레스토랑 디자인은 세계 곳곳의 최고급 레스토랑을 디자인한 경력을 가진 ‘안드레 푸’와 ‘아브로 코’가 나눠 맡았다.
포시즌스 서울 관계자는 말한다. “포시즌스 서울의 모든 시설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한국적인 멋을 최대한 반영한 게 특징입니다. 또 호텔 위치도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일대라서 최상의 입지 조건이죠. 포시즌스는 이미 기존 고객들에게 뉴스레터를 발송해 대한민국 서울의 멋과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포시즌스 서울은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창출하는 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포시즌스는…포시즌스의 정식 명칭은 ‘포시즌스 호텔 앤 리조트(Four Seasons Hotels and Resorts)’다. 포시즌스는 1961년 설립 이후 세계적 수준의 객실과 혁신적인 고객 서비스로 럭셔리 호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5년 9월 기준 38개국의 주요 도시와 유명 휴양지에 94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60개 이상의 새로운 호텔과 리조트가 개장될 예정이다. 포시즌스는 최상의 고객 서비스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세계적 호텔 체인 랭킹에서 꾸준히 최고의 호텔로 선정되고 있다. 또한 사람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뿌리내린 덕분에 글로벌 비즈니스 매거진 ‘포춘(Fortune)’이 선정하는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16년 연속으로 포함된 바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호텔을 소유하며, 포시즌스는 경영을 책임지는 구조다. 미래에셋은 대체투자 차원에서 호텔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법인 명칭은 ‘광화문 미래에셋 호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