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저 가속… 상장사 “환차손 비상”

◎결산기 임박·OECD가입으로 환율조정 불가능/손실액 한전 3,439억·대한항공·유공 등 1천억미달러화에 대한 원화 평가절하(환율인상)로 외화부채가 높은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 달러화 순부채 규모가 큰 기업들은 달러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환차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구나 결산기가 임박해 있어 환율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고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정부의 인위적인 환율조종이 불가능해 고스란히 손실로 계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29일 대우경제연구소가 분석한 환율변동에 따른 상장기업의 손익추정에 따르면 한국전력, 대한항공, 한진해운, 유공 등은 올해 환차손으로 인한 손실(평가손)이 1천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의 경우 달러화 순부채가 5만8백81억원으로 환율이 지난해 달러당 7백74.70원에서 지난 28일 8백31.80원수준으로 평가절하되는 바람에 환차손이 3천4백3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전은 지난 6월 환율이 달러당 8백원을 밑돌때 환차손 규모가 2천4백4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불과 4개월사이에 손실규모가 1천억원이상 늘어난 셈이다. 대한항공은 2천4백89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한진해운과 유공은 각각 1천27억원과 1천20억원에 달했다. 반면 외화자산보유로 환차이익이 기대되는 기업은 태일정밀 한진건설 등으로 추정이익규모가 42억원, 26억원 정도로 미미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환차손에 대해 기업들은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스스로 환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이상 정부가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장부상으로 평가익과 평가손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질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영업상의 손익과 구분해서 보아야한다는게 이들의 논리다. 더구나 차입금의 성격상 장기성 차입금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우려할 편은 못된다는 것. 개별기업에 대한 환차손을 어떻게 보느냐는 의견이 다양하지만 주식시장 전체로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선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투자매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차 한도확대 이후 외국인들의 주식투자자금의 순유입규모는 20일현재 7억2천8백만달러로 지난 4월 같은기간 14억4천1백만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형편이다.<김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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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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