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남들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는 은행과 보험사들을 살펴봤다. By Lauren Silva Laughlin
준비가 됐든 안됐든 이젠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됐다. 해외에선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 중국증시 폭락 등 암울한 소식이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고용 시장과 경제가 점차 개선됨에 따라, 역대 최저였던 기준금리 *역주: 연방 자금 금리 또는 단기 금융 시장 금리가 연내에 인상될 것이라 전망하는 경제학자들이 많아졌다(이르면 9월로 인상시기를 점치기도 했다).
연준이 2006년 이후 단기 금리를 올린 적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겐 이 같은 상황이 낯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과 보험사들의 이익은 증가한다. 대출과 투자로부터 얻은 이자 수익과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 비용의 차액인 ‘순이자수익(Net interest margin)’이 커지기 때문이다.
S&P 캐피털 IQ에 따르면,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2016년 은행의 이익이 2014년보다 3분의 1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BR)의 은행 애널리스트 폴 밀러 Paul Miller는 “일부 은행들의 스프레드 *역주: 채권이나 대출금리를 정할 때 신용도에 따라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와 이익은 다른 은행들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결정하는 요소는 바로 은행의 대출 구성이다.
보통 상업대출은 기준금리와 연동하는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상업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 일수록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성 증대폭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 밀러는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금리를 인상해 만기 연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FBR은 댈러스에 본사를 둔 텍사스 캐피털 뱅크셰어스Texas Capital Bancshares가 금리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재무제표의 약 42%가 상업대출이고, 160억 달러의 대출 자산 중 무려 96%가 1년이내에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업계 평균은 44%다). FBR은 기준금리가 서너 차례에 걸쳐 100bp*역주: 이자율 계산시 사용하는 최소 단위. 1bp=0.01%. 오를 경우, 텍사스 캐피털의 세전이익은 3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이 은행의 주가는 약 10% 상승했지만, 현재 동종업계 은행 주가들과 비슷한 추세로 거래되고 있다.
밀러는 자이언 뱅코프 Zions Bancorp에도 높은 점수를 주었다.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총 400억 달러의 대출 자산 중 53%가 상업대출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이언 뱅코프의 고객 예금 중 43%는 비이자발생계좌(보통예금 계좌가 아닌 당좌예금계좌)이다.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은 늘어나지 않는다. 자이언 뱅코프 주가는 장부가 대비 1.1배(대형은행 평균은 1.6배)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보험사들의 경우, 투자소득 (일반적으로 부동산과 채권에 투자)과 보험 지급금(비용)간 차이에서 이익을 얻는데, 이 또한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도이치뱅크 Deutsche Bank의 조시 생커 Josh Shanker에 따르면, 금리가 인상되면 손해보험사의 보험 지급금은 투자이익과 같은 비율로 상승해 서로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생명보험사의 보험 지급금은 금리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금리 인상이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준다. 도이치뱅크의 야론 카이나 Yaron Kinar는 생명 및 연금 보험 전문기업 메트라이프 MetLife를 수혜주로 꼽았다.
현재 메트라이프 주식은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으며, 업계 평균(2.9%)보다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안겨주고 있다. 그는 1년 이내 금리가 인상되면 메트라이프 주가가 10% 정도 상승할 것이며,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따라 더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