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연기금 펀드인 캘퍼스(CALPERS,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수익금을 감당 못해 모든 가입자에게 추가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만성적인 적자더미에 허덕이는 국내 연기금 가입자에겐 마냥 부러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캘퍼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80만명에 달하는 주정부 공무원 및 교사, 퇴직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연금 지급액을 상향 조정키로 결정, 이같은 방침을 주지사 및 주의회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캘퍼스의 연금수령자들은 내년 1월1일부터 일률적으로 5%의 연금을 추가로 지급받게될 전망이다.
현재 매년 평균 1만4,688달러를 연금으로 지급받는 점을 감안할 때 해마다 700달러의 돈을 추가로 받는 행운을 누리게되는 셈이다.
캘퍼스가 연금 수령액 증가로 떠안게 될 자금부담은 매년 6억달러, 현재 화폐가치를 기준으로 할 때 앞으로 20년간 70억달러 정도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캘퍼스가 이처럼 연금 지급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은 미 증시 활황과 효율적인 자산운용 덕택에 수익금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캘퍼스는 최근 몇년새 주식투자 비중을 크게 늘려 현재 전체 자산의 65%를 주식으로 보유할 만큼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캘퍼스의 펀드 매니저들은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S&P 500 지수」등 인덱스 지수에 의존하는 등 과학적인 투자기법을 동원해 탁월한 운용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94년 이후 캘퍼스가 주식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만 모두 70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캘퍼스의 경우 연간 수익률이 15∼20%에 이르고 있으며 해마다 벌어들인 수익금이 고용주 및 가입자들이 내는 갹출료를 훨씬 웃돌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잉여금 처리 방안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왔다.
전문가들은 캘퍼스의 결정에 대해 통상 연기금들이 지급금액을 조정하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캘퍼스의 30년 역사상 가장 의미있는 조치라는 평가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연금 지급액 확충이 최종 결정되자면 주정부의 승인이라는 최종 관문을 넘어야 한다. 주정부가 캘퍼스의 잉여금을 주예산으로 할당하거나 교육 및 기타 복지시설 확충으로 전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캘퍼스는 지난 3월말 현재 모두 1,529억 달러의 자산을 주식, 채권 등의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