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권에 IMF 인사태풍/제일·서울에 임원진 교체·감축 요구

◎“정부출자 대가” 타은행에도 확산 전망은행권에 때아닌 IMF(국제통화기금) 인사태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IMF는 1조1천8백억원의 정부 현물출자로 인해 사실상 국책은행화한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에 대해 임원진의 대폭 교체와 임원 30% 감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출자의 대가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외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기 어려워 정부출자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대부분 은행에 대해서도 IMF의 이같은 요구는 적용될 전망이다. 임원수 감축과 급여삭감은 이미 대세로 굳어져 있는 상태. IMF는 제일, 서울은행에 대해 40개 점포 즉시 폐쇄와 전직원 임금 10% 삭감, 임원급여 30% 삭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임원진의 전원퇴진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요구인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어쨌든 현 경영진에 대해 상당폭의 문책성 인사가 단행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매년 2월께 정기주총에서 이루어지던 임원인사가 IMF태풍의 영향으로 앞당겨질 전망. 특히 임원수 자체가 대폭 줄어들게 돼있어 더 이상의 임원승진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임원승진 문턱까지 다가선 고참부서장들은 대부분 희망이 사라진 썰렁한 겨울을 보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이나 서울은행은 「파산」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지만 제3자에 매각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유시열 제일은행장이나 신복영 서울은행장의 거취가 관심을 끄는데 이들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져야할 입장이라기 보다 위기수습을 위해 영입된 케이스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IMF의 요구상황이 알려지자 그동안 정부출자를 환영하며 준비작업을 해온 상당수 은행들은 당초 계획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출자 규모가 행당 2천억원 안팎에 머물러 BIS비율 제고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전망인데다 설사 정부출자로 도움을 받더라도 IMF 요구에 따라 강도높은 자구계획을 추진해야하기 때문이다. 향후 전개될 은행통폐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정부측에 넘겨줄 수 밖에 없는 현실도 걱정거리다. 소득에 피해 부담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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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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