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냐 골리앗이냐, 오너냐 전문경영인이냐」.23일 대한건설협회 정기총회에 이뤄질 21대회장 선거에 건설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협회 신임회장 선거에는 회장권한대행인 장영수(64) ㈜대우건설무문 총괄사장과 협회 부회장인 마형렬(馬亨列·62)남양건설회장이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태.
예정대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이는 건협 사상 처음으로 경선에 의해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건협은 지난 45년 출범해 20여명의 회장이 바뀐 동안 단한번도 경선으로 회장을 선출한 적이 없다. 지난 19·20대 회장 선출때 경선이 치러질뻔 했지만 대의원간 합의로 결국 후보를 단일화, 추대형식으로 회장을 뽑았었다.
張사장은 대형 건설업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馬회장은 중소건설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어 두 후보간의 경선은 대형-중소건설업체간의 대리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또 이번 선거는 전문경영인(張사장)대 오너출신(馬회장)의 싸움이기도해 협회의 향후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느냐, 아니면 오너를 선택해 협회의 실질적인 위상을 강화할 것이냐를 선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張사장이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건협 역사상 처음으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이 된다.
반면 馬회장이 당선된다면 건협의 위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협회 운영의 주도권을 중소업체에 내주게 되는 대형건설업체들이 탈퇴, 독자적인 제3의 길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거를 불과 몇시간 남짓 남겨놓은 상황에서 두 후보간 경쟁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백중세. 두 후보 모두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업계 역시 두 후보의 지지율이 5대5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날 경선은 최소한 2차투표까지는 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106명의 대의원이 참여하는 1차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할 경우 2·3차 투표를 치러야 하는데 두 후보중 누구도 1차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이기기는 힘들 것이란게 업계의 관측이다. 2차 투표 역시 3분의2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3차에서는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된다.
하지만 두 후보중 누가 이기든 협회는 심각한 후유증을 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張사장이 승리할 경우 협회는 대의원중 대다수인 중소업체를 보듬고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고 馬회장이 당선되면 대형 업체들의 이탈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정두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