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盧 "NLL이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다"

■국정원 8쪽짜리 발췌록 배포… 발언 내용은<br>남측에선 이걸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 있어<br>다음 대통령 뒷걸음 치지 않게 쐐기 좀 박자<br>제일 큰 문제가 미국…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

"다음 대통령 뒷걸음치지 않게 쐐기 좀 박아놓자”

남북 관계 관련해 “제일 큰 문제가 미국…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지적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해 "나는 (김정일) 위원장님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NLL은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NLL이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남북 관계와 관련해 “제일 큰 문제가 미국” 이라며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김 전 위원장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 전에 보고를 그렇게 상세하게 보고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국가정보원이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에게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함께 배포한 8쪽짜리 발췌록을 통해 확인됐다. 노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 내용이 문서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NLL은 바뀌어야” = 노 전 대통령은 NLL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게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럽다" 면서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안보군사 지도 위에다 평화경제지도를 크게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다"면서 "그래서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마음대로 하게 하고, 그렇게 되면 통항을 위해서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노 전 대통령은 또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은 것인데…그러나 현실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북측 인민으로서도 아마 자존심이 걸린 것이고, 남측에서는 이걸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설치하기로 하고 그것을 가지고 평화문제, 공동번영의 문제를 다 일거에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거기에 필요한 실무협의 계속해 나가면 내 임기 동안에 NLL 문제는 다 치유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해평화협력지대 등과 관련해 "남측 반응은 어떻게 예상됩니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요?"라고 질문한데 대해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드는 데는 아무도 없다. 반대를 하면 하루아침에 인터넷에서 반대하는 사람은 바보 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께서 6·15선언, 큰 선언을 하나 만드시고 돌아가셨는데…보다 해야 될 짐을 많이 지고 가는 것이 됐습니다" 라고 하자 "내가 원하는 것은 시간을 늦추지 말자는 것이고,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뒷걸음치지 않게 쐐기를 좀 박아 놓자"라고 강조했다.

◇주한 미군 및 대미관계, 북핵∙경수로 문제 = 노 전 대통령은 또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취한 북한 자금 동결 조치에 대해 “그건 미국의 실책”이라며 “분명히 얘기를 하는데 실책인데, 어쨌든 미국의 실책임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돈을 받으라 하니까 어느 은행도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BDA 문제는 미국이 잘못한 것인데,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북측보고 풀어라 하고,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남북 관계와 관련해 “제일 큰 문제가 미국” 이라며 “역사적으로 제국주의 역사가 사실 세계 인민들에게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측 국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해 봤는데 제일 미운 나라가 어디냐고 했을 때 그 중에 미국이 상당 숫자가 나온다” 며 “또 동북아시아에서 앞으로 평화를 해롭게 할 국가가 어디냐, 평화를 깰 수 있는 국가가 어디냐 했을 때 미국이 1번으로 나오고 그 다음은 일본을 지목하고 다음은 북측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60억달러가 들어도 100억달러가 들어도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외국군대가 있는 것은 나라 체면이 아니다” 며 “보내지 않습니까, 보냈고 나갑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손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