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윤홍덕 서울대 교수

당뇨 등 맞춤형 세포치료제 개발 길 열어<br>부작용 없는 만능 줄기세포 제작 메커니즘 규명<br>체세포→줄기세포 역분화때 효율 조절 핵심원리 밝혀내<br>난치병 치료 쉬워지고 윤리문제서도 자유로워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인 윤홍덕 서울대 의과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현미경을 이용해 체세포가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변하는 역분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윤홍덕교수 연구팀


"윤리적 논란에서 자유롭고 더 안전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뇌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난치병 치료가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ㆍ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로 선정된 윤홍덕 서울대 의과학과 생화학교실 교수는 "종양과 줄기세포 후성유전학 연구 분야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굉장히 심한 분야이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나름대로 연구 분야를 개척해왔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줄기세포는 전분화능(全分化能)으로 인해 가장 각광 받는 세포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다. 태아나 성체의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인 전분화능 성질을 줄기세포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수준의 분화능력이 있으면서도 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워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줄기세포의 전분화능과 유도만능줄기세포의 효율을 조절하는 핵심원리를 규명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완전히 분화가 끝난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돌아가게 하는 역분화 반응을 거쳐 만들어진다. 윤 교수 연구팀은 이 역분화 과정에서 영양 상태에 따라 효율이 크게 달라지며 오글루넥당화가 줄기세포의 전분화능과 자기재생능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줄기세포를 유지시키거나 분화시키는 과정에서 영양 상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밝혀진 적은 없었다.

오글루넥당화는 세포 내 영양 상태에 따라 단백질의 세포 내 위치와 안정도ㆍ활성 등에 영향을 미쳐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오글루넥당화를 잘 조절하면 체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을 지금보다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또 부작용이 없는 환자 맞춤형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작하거나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전분화능 기능 덕분에 줄기세포는 뇌질환과 당뇨병ㆍ심장병 등 수많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그동안 성체줄기세포나 배아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는 한계가 있었다.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세포를 추출해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해 윤리적인 문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반면에 체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면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물론 면역이식 거부 반응이 없이 환자 맞춤형 세포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꼽혀왔다.

이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만들어진 유도만능줄기세포가 100% 안전한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암을 유발하는 인자가 포함된 줄기세포가 추출된 세포에 포함된다면 치료 후 환자가 오히려 암에 걸리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윤 교수 연구팀의 연구는 체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을 보다 잘 조절할 수 있게 해 이 같은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환자 맞춤형 유도만능줄기세포 제작과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윤 교수는 "앞으로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종양ㆍ줄기세포의 후성유전학이라는 독창적인 연구 분야에서 높은 연구 성과를 보인 윤 교수는 지금까지 과학인용색인(SCI) 저널에 63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현재까지 총 피인용 횟수(논문의 질적 수준 평가척도)는 2,540회 이상이며 H인덱스도 25(25회 이상 피인용된 논문이 25편임)나 돼 해당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로 꼽힌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윤 교수는 2005년 이래로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일천젊은의과학자상, 대한암연구재단 김진복암연구상, 서울대학교병원 명주완의학상, 범석학술재단 범석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윤 교수의 연구 성과는 지난해 7월 세계 최고 권위의 생명과학전문지인 '셀(Cell)'의 자매지 '세포 줄기세포지(Cell Stem Cell)'에 게재됐으며 '네이처 리뷰 몰레큘러 셀룰러 바이올로지(Nature Reviews Molecular Cellular Biology)'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에 주목할 논문으로 소개됐다.

김연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