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독일 도이체 방크에 인수된 미국의 뱅커스 트러스트(BT) 은행이 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99년 정기 보너스를 앞당겨 지급키로 결정, 관심을 끌고 있다.BT는 도이체 방크와의 합병 절차가 당초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직원들이 크게 술렁거리자 오는 2·4분기중 올해 보너스를 지급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1일 보도했다. 하지만 그 전에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은 이같은 혜택을 받게될 수 없게 된다.
회사측은 직원들이 작년의 정기 보너스나 지난 3년간의 보너스 평균치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 방침이다. BT는 원래 내년 1월에 99년 정기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도이체 방크는 이와 별도로 모두 4억∼5억달러의 자금을 조성, BT 임직원들에게 특별 보너스를 제공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BT 임직원들은 보유 주식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 주당 93달러씩 막대한 현금을 손에 거머쥐게 된다.
이같은 조치는 일부에서 양사의 합병작업이 문화·언어적 차이로 인해 삐걱거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특히 BT의 경우 사실상 투자은행을 지향해온데 반해 도이체 방크는 상업은행으로서 활동해왔다는 점도 근본적인 장벽으로 남아있다.
심지어 BT에서 일하고 있는 일부 직원들은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 경쟁업체로 자리를 옮기는 방안을 은밀하게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도 『일반적인 합병에 비해 불협화음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달말까지 대부분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로 직원들을 최소한 몇달간은 더 묶어둘 수 있겠지만 양사의 근본적인 기업 문화 차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 이탈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