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비용·시간 절약에 보안까지… 종이없는 스마트 세상 활짝

관공서·의료·금융권 페이퍼리스 확산<br>계약서 없애고 태블릿 화면에 서명<br>통장개설·카드 발급도 터치스크린으로

한 렌터카 업체를 찾은 고객이 스마트 패드 화면에 뜬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AJ렌터카

#. 대기업 신입사원 김대원 씨는 최근 은행을 찾았다. 월급통장과 체크카드를 만들기 위해서다. 창구 직원이 두툼한 서류를 내밀 것을 예상했지만 태블릿 사인패드에다 서명하고 모든 절차를 마쳤다.

#. 40대 후반의 심상철씨는 갑상선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 의사가 태블릿 패드를 꺼내 수술절차와 방법을 설명했고, 심씨는 태블릿 화면에 뜬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다.


#. 황철균씨는 렌터카 사무실에 들렀다. 창구 앞에 설치된 액정 모니터를 통해 계약 약관과 차량이용 주의점 등을 확인한 후 화면에 서명하고 차를 빌렸다.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가 확산되면서 종이 서류 대신 스마트기기 화면에 서명하고 계약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은행ㆍ병원에서 렌터카ㆍ호텔 등 서비스 업계 전반으로 페이퍼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렌터카 업체와 호텔 등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종이 계약서를 내밀지 않고, 태블릿 화면에 서명하고 전자파일로 저장하는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AJ렌터카와 KT금호렌터카 등은 각각 지난해와 올해 고객이 액정 모니터를 통해 약관과 주의사항 등을 확인하고 서명하면 차를 빌려주는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로써 AJ렌터카는 연간 2만4,000장의 종이와 관리 및 보관비용을 줄이게 됐고, 고객정보 노출에 대한 위험도 낮췄다. 고객도 차를 빌리는 절차와 시간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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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도 고객이 액정화면에 서명하면 체크인ㆍ정산ㆍ체크아웃까지 처리할 수 있는 '셀프 체크인' 서비스를 도입 중이다.

전자문서 시스템은 서류가 많은 금융권과 병원 등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농협과 우체국 등은 입금과 출금전표, 예금장표 등을 전자문서화 했고 신한과 부산, IBK기업은행 등은 통장개설과 체크카드 발급 등을 터치스크린으로 처리하는 스마트 브랜치를 운용 중이다. 삼성화재ㆍ현대해상ㆍ교보생명 등 보험업계도 보험 청약서를 종이가 아닌 태블릿으로 바꿨다.

대형 병원들을 중심으로 의료계도 각종 창구서류와 의무기록, 신청서와 동의서를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추세다. 아산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서와 신청서 서명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서울대병원은 의사가 액정 태블릿을 통해 환자들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하고 수술 동의를 구하고 있다. 베니건스 더 키친 등 외식업계도 종이 메뉴판이나 주문서 대신 테이블에 전자 메뉴판을 놓고 주문도 하고 만화영화ㆍ게임 등 부가서비스도 즐길 수 있게 했다.

펜(pen) 태블릿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와콤의 성상희 마케팅부장은 "페이퍼리스를 구축하면 회사는 비용이 절감되고, 소비자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통신사ㆍ외식ㆍ가구 업체 등 고객을 많이 상대하는 업종으로 페이퍼리스가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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