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쇼크… 코스피 시가총액 지형도 바뀐다

기아차 등 수출주는 순위 하락<br>내수주 한전은 11위서 5위로


환율 쇼크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지형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자동차주와 중공업주들이 줄줄이 미끄러진 반면 환율 부담이 덜한 내수주들이 대거 상위권 자리를 꿰차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차는 환율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지난해 9월말 이후 주가가 31% 하락하면서 시가총액도 28조 1,322억원(지난해 9월 28일 기준)에서 19조8,62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시가총액 순위도 5위에서 불과 4개월 만에 9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중공업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9조 1,900억원으로 당당히 8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주가가 15%가까이 하락하면서 시가총액도 3조원 가까이 증발해 현재 12위(16조 3,400억원)로 밀려났다. 이 밖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시가총액 2위, 4위 자리를 고수하고는 있지만 4개월 전 보다 시가총액이 각각 12조원, 5조원 넘게 증발해 예전의 명성이 무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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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들이 맥을 못 추는 것은 원화 강세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기관과 외국인들의 잇단 매도 공세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환율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내수주는 대거 상위권에 안착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종가기준으로 시가총액이 22조 3,724억원을 기록해 지난 9월 말 11위에서 5위로 6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롯데쇼핑은 25위에서 18위(11조5,886억원)로 7계단 상승하며 유가증권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고 SK텔레콤도 4개월 사이에 시가총액이 2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17위에서 15위로 올라섰다.

한국전력이 급부상하면서 시가총액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5위)이 22조 3,724억원, 삼성생명(6위)이 22조, LG화학(7위)이 20조 4,777억원으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주가 부침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수출주의 시가총액은 줄어들고 내수주는 약진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유가증권 시장에서 5위와 10위까지 시가총액은 불과 3조원 밖에 차이자 나지 않아 글로벌 경기 변수에 따라 시가총액 순위가 언제든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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