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파업이 최장 기록을 경신한 끝에 극적 타결됐다. 정치권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열렸다.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법안 등의 통과를 앞두고 철도 문제만큼은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파업 관련자에 대한 사법 처리와 수서발 KTX법인에 대한 논란 등으로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장기간 이어진 철도노조파업을 바라본 국민여론은 어떠했을까. 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 26일 조사(전국 1,000명. 유무선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를 보면 철도노조파업에 대해 응답자의 55.8%는 '명분없는 파업'이라고 했고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29.8%였다. 하지만 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에 대해서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로 본 응답자가 41.4%에 그친 반면 '부적절한 공권력 행사'라는 의견이 50.4%로 더 높았다. 파업을 바라보면서 가장 답답한 것은 절대적인 소통 부족이었다. 전반적으로 방만하게 운영돼온 공공 분야 개혁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개혁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대상기관의 구성원들과 협의하고 조정하는 절차가 명확하지 않았다. 수서발 KTX법인에 대해 정부는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이 민영화 이슈로 인식하는 것도 소통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철도노조의 태도 역시 여론의 공감을 얻을 수 없었다.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면서까지 파업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솔로몬왕의 일화다. 서로 아기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두 여성에게 아기를 반쪽으로 나눠주겠다고 제시한다. 아기를 살리겠다고 울부짖는 여성이 진짜 엄마로 판명되고 가짜 엄마는 처형당한다. 진짜 엄마 역시 아기는 얻었지만 마음은 편할 리 없을 것이다. 철도노조파업은 솔로몬왕의 엄중한 판결 직전 철회한 모습이다. 앞으로의 공공개혁은 '솔로몬왕의 판결'까지 가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