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외교문제마저도 '불협화음'

이란산 석유 금수 그리스 반대로 무산… 시리아 추가 제재는 합의


재정위기 해법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유럽연합(EU)이 외교문제에 있어서도 삐걱대고 있다. 1일 EU 외무장관들은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핵 개발을 강행중인 이란에 대한 석유수입 금지 문제를 논의했으나 그리스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의 석유와 천연가스는 정부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자금줄로, 석유 금수조치는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로 꼽힌다. 그러나 이란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그리스가 반대에 나서 금수조치 합의에 실패했다. 그리스는 이란산 석유가 타지역 제품보다 싼데다, 다른 산유국들이 국가 신용 위기를 우려해 그리스에 석유 공급을 주저하고 있어 최근 이란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고 있다. 국가부채가 많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이란산 석유를 많이 쓰고 있어 유럽 석유 수입량의 5.7%를 이란산이 차지하고 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그러나 그리스가 다른 나라 석유로 대체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추후 이란산 석유 금수조치를 재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이란산 석유 금수를 제안한 프랑스와 최근 테헤란 주재 자국 영사관에 시위대가 난입한 영국은 독자적으로라도 이란산 석유 수입금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석유 금수에는 실패했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이란 정권과 관련있는 개인 37명과 기업 143곳에 대해 자산동결과 EU 역내 여행금지 등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내년 1월 회의에서 이란 에너지와 운송, 금융 분야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EU 외무장관들은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있는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도 합의했다. 이들은 시리아의 에너지와 금융, 은행, 무역 분야에 제재를 확대하고, 유혈 진압에 관여하거나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주요 인사 12명과 11개 기업을 추가 제재 명단에 올리기로 했다. 또 시리아에 가스와 석유산업 장비 수출, 시리아 국채 거래, 인터넷과 전화 감시에 사용가능한 소프트웨어의 판매 등도 금지하기로 했다. 시장조건보다 낮은 이율이나 장기로 시리아에 융자를 제공하는 것도 중단키로 했다. 한편 미국도 시리아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1일 미국 재무부가 시리아 정부를 도운 시리아군 장성 아우스 아슬라와 알 아사드 대통령의 인척 무하마드 마크흘루프, 그리고 부동산은행 및 군수업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상원은 이란 중앙은행을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예산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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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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