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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도시문화를 바꾼다] 혐오시설의 신선한 반전

애물단지가 아름다운 건축물로

수원시 연화장

성남시 화장장

여주 교정시설

반전은 때로 신선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혐오시설이 선입견을 깰 만한 아름다운 건축물로 눈앞에 서 있다면 닫혔던 마음도 신선한 감동에 조금은 움직일 것이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혐오시설을 건축으로 승화시킨 건축물들을 인간과 인간을 잇는 가교로서 건축의 본질에 더 충실한 작품으로서 꾸준히 조명해오고 있다. 지난 2000년 들어 수도권의 화장률이 50%를 넘어서면서 현대화된 화장장 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경기 수원시 연화장과 성남시 화장장은 장례시설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2002년 동시에 입상했다. 인근 지형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가도록 계획된 수원시 연화장에는 화장장ㆍ장례식장ㆍ납골당이 일체감 있게 배치돼 있으면서도 각각 종교에 따른 의식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동선이 짜여 있다. 수평선을 강조하는 설계는 평화로운 느낌과 엄숙한 분위기를 조화시켜 망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해준다. 성남시 화장장은 성남시 중원구 갈원동 개발제한구역 내 비탈 위 6,500여평 대지에 지어진 작품이다. 지형적 악조건 때문에 분양실과 화장시설 등을 여러 층으로 나눌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일련의 행위를 공간적으로 분할한 것이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2001년 입선한 경기 여주교정시설은 교정시설로는 처음으로 입상한 작품이다. 어둡고 음산한 수용시설 분위기를 쾌적하게 하기 위해 복도 측 창문을 크게 설치해 개방감을 높였고 국내 최초로 개별수동 개폐방식 대신 출입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적인 수용자 보호 및 관리가 이뤄지도록 했다. 경기 용인 사랑의집은 외로운 독거노인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건설단체총연합회가 지은 건물이다. 혐오시설이 아닌 혐오시설로 이웃들에게는 왜곡된 이미지를 줬던 시설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건축적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랑의집 내에 문화시설과 휴게공간을 만들고 이를 동네 이웃들에게도 개방함으로써 이웃 간의 소통을 꾀했다. 외부 벽면의 경우 관리상 지속적인 비용 투자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혐오시설에 대한 인식을 고려, 오염에 강하고 미학적으로도 아름다운 외벽이 되도록 재료나 질감의 다양성을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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