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권에도 자금빈혈 징후

◎5개 종금에 4조 묶여… 부족분 메우기 비상종합금융사, 증권사 등 2금융권의 자금부족현상이 은행권으로 그대로 전가돼 조만간 일부 시중은행들까지 자금난에 허덕일 전망이다. 지난 2일 9개 종합금융사의 업무정지로 극도로 악화된 자금시장은 10일 추가적으로 대한종금 등 5개 대형종금사에 업무정지가 내려짐에 따라 더욱 악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로의 파장을 차단하기 위해 종금사 기존 대출금은 연장하고 은행 신탁계정으로 하여금 올해말까지 기업어음(CP)을 할인해주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기업이 발행하는 CP를 담보없이 신용으로 할인해 줄리는 만무하다. 은행들도 업무정지된 종금사에 4조원가량의 자금이 묶이면서 자금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부족자금이 2조원에 이른다는 자금시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은행권은 지난 2일 6천4백8억원의 자금을 종금사에 지원한데 이어 4일에는 1조9천1백90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6일에는 3조9천1백97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은행당 6천억∼8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종금사에 묶여있다. 한일은행 8천2백13억원, 조흥은행 7천5백59억원, 제일은행 5천7백63억원, 서울은행 5천6백74억원, 상업은행 5천3백28억원, 신한은행 3천1백13억원, 외환은행 2천7백29억원 등이다. 은행권도 이제는 부족자금을 메우기에 벅찬 상황이다. 지난 9일 2금융권의 부족자금 2조1백40억원을 국민·주택·산업은행, 농협 등이 지원키로 했으나 종금사의 추가 업무정지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 은행은 농협을 시작으로 자금회수에 들어가 시중은행 직원들은 새벽 3시에야 업무를 마감했다. 더 큰 문제는 금융기관간의 불신이 극에 달해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지난 2일 업무정지된 9개 종금사에 자금이 묶인후 종금사에 대한 지원을 꺼려왔으나 정부는 『종금사에 대한 추가업무정지는 없다』며 종금사에 대한 지원을 강요,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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