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계속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온갖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정부가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을 부르짖으면서 기업의 경쟁력제고 노력을 북돋우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불필요한 경비를 줄여 원가를 절감해 보려는 시도를 대대적으로 펴나가고 있다. 비대한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명예퇴직제를 도입하고 있고 우선 손대기 쉬운 교육훈련비 등을 과감히 줄여나가고 있다.○잠재수요 깨워 매출 증대
이렇게 기업내적인 문제들을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바로 잡아 나가는 것도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불황타개의 한 방법이겠으나 눈을 밖으로 돌려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이 보다 적극적인 불황타개책일 것이다. 그동안 관심을 덜 기울였던 잠재수요나 잠재고객을 일깨워 궁극적으로 매출증대를 가져올 수 있게끔 만드는 일이 더욱 중요한 때다.
첫째, 제품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방법이다. 어떤 제품을 오래 만들고 다루다보면 그 제품의 쓰임새나 기능에 대해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이런 고정관념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고정관념의 타파로써 성공을 거둔 예는 40∼50ℓ 크기의 소형 냉장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냉장고에 대한 기존의 생각은 주로 가정에서 그것도 부엌에서나 사용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랬던 통념을 깨고 간단한 음식이나 음료를 보관할 수 있는, 어디에나 쉽게 가지고 가고 설치할 수 있는 소형냉장고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냉장고는 사무실 뿐만 아니라 캠핑을 가는 사람들, 대형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얼핏 보기에 포화된 시장임에도 새로운 사용장소와 사용방법을 통해 시장을 촉발시킨 경우이다.
둘째, 고객들로부터 새로운 제품사용행태를 배우는 방법이다. 즉, 고객들이 제품을 가지고 축적한 경험과 지혜를 통해 제품 본래의 용도가 아닌 전혀 새로운 용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고정관념 탈피·용도 개발
미국의 대표적인 베이킹 소다는 암 앤 해머(Arm & Hammer)사의 제품이다. 이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기는 했으나 빵을 굽기 위해 들어가는 베이킹 소다의 양은 그리 많지 않고 또 빵의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 때문에 매출이 하락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마침 이때 고객들로부터 알게 된 것이 베이킹 소다가 냉장고 탈취제로, 또 제습제로 좋다는 것과 카펫 청소용으로도 훌륭한 작용을 한다는 점이었다. 베이킹 소다가 탈취작용과 습기를 빨아들이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알게 된 사실을 대대적으로 광고한 결과 베이킹 소다의 매출을 20배나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원래는 살갗이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로 쓰이던 「바세린」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사용법을 배워 매출신장에 성공한 사례다. 물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 여자들의 눈화장을 지우는데, 화상을 치료하는데 좋다는 것 등은 다 소비자들로부터 배운 사용법이다.
셋째,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제품의 비기능적 욕구에 눈을 돌리는 방법이다. 즉 제품의 본원적 특성인 기능적 효용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비기능적인 욕구에도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의지 있으면 방법이 있다
제품의 비기능적인 욕구에 착안해 성공한 사례로 「크로스」볼펜을 들 수 있다. 크롬이나 금도금을 한 금속으로 만든 「크로스」펜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필기구로서의 기능만으로 볼 때는 너무 비싼 제품이다. 하나쯤 갖고 싶을 만큼 우아한 모습이지만 너무 비싸고 반드시 사야하는 필기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이 팔리질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크로스」는 글쓰는 용도를 강조하기 보다는 선물용 시장에 눈을 돌리기로 하였다. 비기능적인 욕구를 겨냥한 것이다.
우선 포장을 고급화하여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울 만큼 케이스를 개선하였다. 또 개인들의 선물시장 뿐만 아니라 기업체들이 선물용으로나 포상용으로 구입하는 대량 소비시장도 파고 들었다. 우리가 가끔 접하게 되는 「크로스」펜 중에는 로고가 부착된 것이 있는데 「크로스」가 그만큼 선물시장을 침투한 결과이다. 오늘날 값비싼 「크로스」펜은 품위있는 프로페셔널의 상징이 되고 있다. 중역들을 위한 탁상용으로 개발된 마호가니 세트는 2백달러를 넘는 것도 있다.
불황이 닥쳐와 매출이 줄었다고 또는 늘지 않는다고 그냥 주저 앉아서는 안된다. 사고를 전환해 보면 가능성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불황을 극복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극복의지가 강렬하지 못한데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