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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비해 임대료 10% 높아
집 크기·입지·가구 등 옵션따라
월 렌트료 2,000만원 웃돌기도 프랑스인 방배동 서래마을 등
국적·가족구성별 선호지역 달라
주택 매입전 꼼꼼히 따져봐야 '외국인 120만명 시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05년 전국 48만5,477명이 등록돼 있던 외국인 인구는 지난해 91만8,917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1년 이하 단기 체류자 및 미등록 외국인까지 포함해 12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회적 변화속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 임대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주한 미군들이나 외교관들을 상대로 특정 지역에서만 이뤄졌던 외국인 임대 사업이 최근 한국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 임원 및 근로자, 유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특히 외국인들은 국내 거주자들과 달리 다달이 지불하는 '월세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주택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되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 임대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외국인들이 어떤 지역의 어떤 주택을 선호하는지,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최근 주택 소유자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렌트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월세 문화에 익숙한 미국, 유럽 등의 외국인들은 워 400만~5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월세에도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요지에서는 8억~10억원대의 빌라를 매입해 임대를 놓을 경우 연 6~7%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에서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의 전망을밝게 하는 요인이다. 베스트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약 2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계약이 많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한미FTA가 타결되는 등의 국내 변화와 함께 앞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더욱 많이 늘어나고 임대 사업도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임대 무엇이 다를까= 외국인 임대의 특징은 보증금이 적거나 없는 대신 월세를 많이 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2~3억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에 대한 부담감보다 다달이 100만~150만원씩 지불해야 하는 월세에 큰 부담을 느끼지만, 외국인의 경우는 반대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임대는 목돈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처는 아니다"며 "하지만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 증가와 맞물려 높은 수익률을 주택 임대 상품을 찾는다면 적절한 투자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대상 임대의 임대료 수준은 내국인에 비해 약 10% 가량 높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온돌문화와 벽지에 익숙한 내국인들과 달리 외국인들은 페인트로 도장한 커튼과 카펫이 깔린 바닥, 타일 시공된 주방을 선호하는 등 선호하는 인테리어가 다소 다르다는 것도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자국 가전제품을 가져오는 경우에 대비해 110V 콘센트를 시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내국인 임대는 집만 내주면 되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할 경우 냉장고, 가스레인지, 세탁기 및 건조기, 에어컨, 전화, 인터넷 등의 시설을 필수적으로 구비할 필요가 있다"며 "또 새로 입주를 하기 전에는 내부가 깔끔하게 수리돼 있어야 하므로 이에 따른 비용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렌트비는 주택 규모나 입지, 가구 등의 옵션 상태 등에 따라 월 300만원에서 많게는 1,500만~2,0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다. 한남동에 위치한 전용 148~165㎡ 규모 빌라의 경우 월 500만~600만원 가량의 렌트비를 받을 수 있으며, 매매가는 8억~9억원선에 형성돼 있다. 여기에 작은 정원이나 테라스, 한강 조망권을 갖출 경우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다는게 관련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남산 자락에 위치한 168~175㎡ 규모의 주상복합의 경우 웬만한 샐러리맨 한달 월급 수준인 월 400만원선에서 렌트가 이뤄지기도 한다. 베스트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한남동 빌라의 경우 5,0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말끔하게 리모델링할 경우 월 500만원 받던 월세에서 100만~150만원을 더 올려 받을 수도 있다"며 "내부 리모델링만 할 경우 시간도 한달 정도면 충분해 투자자들로서는 공실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어디를 노려볼까 = 외국인 대상 주택임대사업을 위해 주택 매입을 고려할 경우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하는 것은 지역이다. 외국인들은 국적, 가족구성, 직업 등에 따라 선호 지역이 뚜렷하다는 것. 한남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주택의 상태가 특별히 좋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선호하는 입지가 뚜렷한 편"이라며 "프랑스인들은 방배동 서래마을, 일본인들은 동부이촌동 등으로 그들만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한 지역을 주로 택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도심 금융권 종사자는 성북동이나 평창동, 인천 지역 근무자들은 연희동, 자녀가 없는 외국 임원들은 강남권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외국인들은 교육여건ㆍ교통 못지 않게 주거의 쾌적성과 의료여건을 많이 따진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족 단위 수요자들의 경우 인근에 외국인 학교가 있고 통학버스가 다니는지 여부가 집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들은 주로 연희동이나 용산 인근의 대지 300~400㎡ 규모 단독주택을 선호한다. 월 임대료는 1,500만~2,000만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지만 매입가도 크게 높아 투자시에는 꼼꼼한 수익률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신반포역 인근 덜위치칼리지 등이 들어서며 서초 반포동 일대 고가아파트를 선호하는 고객들도 많아졌다. 주한 미군의 캠프가 위치한 평택, 동두촌 인근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한 임대 시장도 노려볼 만하다. 다만 주한미군 대상 임대사업을 위해서는 미군에 등록된 공인중개업소를 통해야 한다. 계약은 통상 1년 단위로 이뤄진다. 평택 오케이공인 관계자는 "군무원의 경우 공급 264㎡ 주택 기준 1년치 월세가 4만달러 정도고, 군인은 월 170만원 정도로 가격이 책정돼 있다"며 "주로 다가구주택 3층 건물에 많이 사는데 6억5,000만~7억원선에서 매입할 수 있어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연 7~8%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용산쪽에서 평택으로 미군 부대가 이전 중이라 시장 상황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서울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