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권 감원 칼바람 분다

증권·은행·보험·카드 업종 불문 명퇴·전직 유도

수익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감원 카드를 빼들고 있다.

사정이 가장 열악한 증권사는 물론이고 최근 은행ㆍ보험ㆍ카드사 등 업종을 불문하고 명예퇴직(희망퇴직)과 이에 준하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속속 가동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특히 불황에도 금융회사 직원 연봉이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경영악화를 빌미로 단행되고 있는 감원 칼바람도 매서울 수밖에 없으리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이날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오는 27일까지 신청자를 받는다. 이번 프로그램은 희망자에게 보험대리점 창업 등 전직을 지원하겠다는 게 뼈대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퇴직금 외 1년치 연봉을 얹어줘 사실상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신한카드도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놓고 노조와 논의하고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리딩 업체가 감원을 실시하는 것 자체가 금융사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방만한 인적 구조를 계속 끌고 갈 수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과 이 참에 위로금 형태의 돈이라도 더 챙기고 나가자는 직원의 바람이 얽히면서 희망퇴직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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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모나 인구 수 대비 점포 수가 과도한 오버뱅킹 문제가 심각한 은행권도 외국계를 중심으로 감원을 단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미 비대면 채널 업무 비중이 90% 수준이고 지점 중 약 11%인 900여개가 적자를 내고 있어 지점축소를 통한 인원감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실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최근 약 350개인 국내 지점을 250개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한국씨티은행도 올해 22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거래대금 급감에 자기매매이익까지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쪼그라든 증권업계도 구조조정의 칼날이 매섭다. 지난 9월 말 현재 62개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4만1,223명으로 2년 사이 2,578명이 감소했다. 삼성증권이 7월 100여명을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전환 배치했고 KTB투자증권은 지난 한달 동안 전체 인원의 20%를 정리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올해 중 최대 450명의 인력을 내보낼 계획이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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