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부채 200% 축소 연내 불가능"

정부가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부채비율 200% 축소 연내이행 가이드라인」이 재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어 주목된다.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연내에 부채비율 200% 축소를 이행하려는 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단체들은 특히 부채비율 200% 축소와 관련, 정부가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철회하고 구조조정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회장 김상하·金相廈)는 10일 정부에 제출한 「기업구조조정 원활화를 위한 보완과제」 건의서에서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에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많다』며 『기준과 적용요건을 대폭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상의는 정부가 기업의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 자산재평가나 계열사간 현물출자 실적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연내에 부채비율을 200%로 축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업종에 200%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함에 따라 종합상사와 건설업·운송업 등 업종특성상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기업들은 연내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경련도 최근 『기업의 부채비율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며 『조정부채비율 개념을 도입하면 기업들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 없이 부채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채로 계산되는 적립금이나 구속성 예금에 따른 추가부채, 어음거래금액 등을 모두 제외할 경우 부채비율이 최소한 60%나 하락한다는 게 전경련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위원회는 『자산재평가는 장부상으로만 자본이 늘어날 뿐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어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없다』며 『외자유치나 유상증자·자산매각 등 바깥에서 자금을 들여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한상의는 이날 건의서에서 내년 3월말까지 기업 채무보증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 채무보증을 신용보증기금 보증채무로 전환하고 금융기관과 기업간 재무구조 개선협약하에 보증채무를 신용대출로 전환하며 보증관계에 있는 계열기업간 합병을 보증채무 해소로 인정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부동산 매각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의 사업용 자산을 매각할 때 특별부가세를 면제하고 경기침체 등 불가피한 사유로 재개발사업 시행자가 보유부동산을 매각할 때 법인세 추징을 면제하며 외자유치를 위해 비업무용 부동산을 현물출자할 때 세제혜택을 부여하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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