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경제 성장 찬물 끼얹나 미국도 허리케인 비상

29일 아이작 멕시코만 상륙 대피령 발령 등 바짝 긴장<br>농산물·국제 유가 들썩

미국이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ㆍ앨라배마주는 26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아이작'이 접근함에 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플로리다주는 하루 앞서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이날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도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지역으로 상륙한 아이작이 루이지애나주 해안과 뉴올리언스 방향으로 서진할 것이라고 예보하며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아이작은 29일 새벽께 미국 원유생산 시설이 집중된 멕시코만 북부 해안에 도달하면 최대 풍속이 시속 169㎞에 달하는 2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은 공교롭게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연재해로 기록된 카트리나 상륙 7주년과 겹친다. 7년 전 카트리나는 멕시코만을 강타해 1,8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복구비용은 1,500억달러에 달했다.


문제는 아이작이 카트리나와 같은 대규모 피해를 입히면서 미국경제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손해평가 기관인 키네틱애널리시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보험성 손실액 규모가 최소 11억달러로 추산된다"며 "만약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한다면 연방정부의 비상기금 방출과 태풍 피해지역의 인프라 피해액이 수백억달러에 이르면서 미국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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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테논그룹의 리처드 데카저 이코노미스트도 "태풍 피해의 규모에 따라 당장 미국의 3ㆍ4분기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피해가 우려했던 것보다 경미하다면 경제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아이작이 수일 내 허리케인으로 발달해 미국 남동부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자 농산물과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24일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오렌지주스 11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8.3% 올라 파운드(lb)당 1.202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최근 한달간 최고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도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63센트(0.7%) 상승한 배럴당 96.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멕시코만 원유생산 업체들은 아이작 상륙에 대비해 대피령을 발령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이작의 영향권에 진입한 유전지대는 미국의 전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에서 각각 23%, 7%를 차지하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아이작이 멕시코만 유전지대를 강타할 경우 단기적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이 각각 85%, 68%씩 중단될 것"이라며 "태풍 진로에 따라 유가의 향방도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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