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고민 깊어지는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 내년이 더 기대되는데… 해 넘기자니 세혜택 끝나고…<br>"제값 받고 사업성 더 높여보자"<br>역삼 자이 등 분양 연기 저울질<br>신반포1·대치 청실은 연내 추진

역삼 자이 조감도

래미안 대치 청실 조감도

서울 잠원동 대림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잠원'이 분양 대박을 터뜨리면서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분양을 앞둔 조합과 건설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8ㆍ28 전월세대책의 영향으로 매매 수요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사업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인가를 놓고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규제 완화와 취득세ㆍ양도소득세 감면 같은 세제혜택 적용 여부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일반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강남권 재건축단지 5곳 중 2~3곳의 분양 시기가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오는 10월께 분양 예정이었던 '역삼 자이'와 'e편한세상 논현'의 경우 연내 분양이 불투명하다.

◇이주 완료, 착공 1년 지나도 분양 시기 못 잡아=역삼동 개나리6차를 재건축한 역삼 자이는 이미 이주가 끝나고 철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조합 측에서 분양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강남권 노른자위에 위치해 있지만 일반분양물량 86가구가 모두 전용 114㎡라는 점 때문이다. 분양가가 너무 높을 경우 자칫 미분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년 전 입주한 인근 재건축단지의 같은 평형 시세는 현재 3.3㎡당 3,700만원선이다. 적정한 분양가를 놓고 조합 측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조합 관계자는 "요즘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다고 하지만 내년에 상황이 더 좋아질 수도 있어 분양 시기를 정하기가 어렵다"며 "연내 일반분양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논현동 옛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논현은 아예 내년 3~4월께로 분양 일정을 미루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가 현재 5층까지 건물이 올라간 이 아파트는 내년 말이면 완공, 입주가 시작된다. 통상적으로 착공과 동시에 일반분양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늦어진 셈이다. 이 아파트는 일반분양물량이 56가구로 많지 않지만 108~145㎡의 중대형이다. 조합 관계자는 "분양은 언제든지 할 수 있었지만 부동산경기를 감안할 때 올해보다 내년에 하는 게 조합원들에게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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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폐지 여부에 촉각=이들 재건축단지가 사업비 추가부담에도 불구하고 분양 시기 연기를 저울질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값을 받고 일반분양을 해서 사업성을 높이고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강남ㆍ서초구에 위치한 재건축단지들은 일반분양가를 3.3㎡당 최소 3,000만원 이상, 평균 3,500만원 정도에 책정해야 사업성이 확보된다고 보고 있다.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옛 30평형대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최소 2억원가량의 분담금을 추가로 내는데 일반분양가를 3,000만원 이하로 낮출 경우 조합원분양가보다 일반분양가가 저렴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솔직히 조합원들로서도 본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또는 탄력운영 방안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도 일반분양 시기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대부분 분양가상한제 대상이어서 제도가 폐지되거나 탄력운영될 경우 지금보다 분양가격을 상향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반포1차, 대치 청실은 연내 분양 추진=다만 반포동 일대 신반포한신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 리버파크'와 도곡동 동신3차 아파트를 다시 짓는 '도곡 한라비발디'는 이르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두 단지 모두 이주가 완료된 상태이며 아크로 리버파크는 2일 착공에 들어갔다. 도곡 한라비발디는 10월 중 관리처분변경인가 승인이 나면 조합원분양을 거쳐 연내에 분양할 계획이다. 90가구짜리 1개 동과 상가를 재건축하는 '미니 재건축단지'다. 총 110가구 중 108~161㎡ 1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도 최근 단국학원과의 일조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연내 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로 취득세ㆍ양도세 감면혜택이 끝나는데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재건축 일정상 가장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 분양하기는 사실 힘들지 않느냐"며 "분양가 규제를 받더라도 좌우지간 올해 안에 분양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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