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단 외치고 보자…도 넘은 공약 경쟁

분당을-아파트 재건축/강원도-평창올림픽ㆍ철도노선 확장 등<br>과도한 정책공약시 내년 총선ㆍ대선서 부메랑 될 수도

강원도와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이 4ㆍ27재보선의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정책공약을 내걸고 표 몰이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4일 4ㆍ27재보선의 분당을 국회의원선거 후보로 강재섭 전 당 대표를, 강원도지사선거 후보로 엄기영 전 MBC 사장을 각각 확정했다. 이에 따라 분당을의 경우 한나라당 후보인 강 전 대표와 민주당 후보인 손학규 당 대표가, 강원도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인 엄기영 전 MBC 사장과 민주당 후보인 최문순 전 사장이 대결하게 됐다. 여야 지도부와 후보들은 이처럼 선거 대진표가 확정되자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히는 정책공약을 가다듬고 민심에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추진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도 많아 ‘제2의 신공항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드러난 대진표, 격해진 공약경쟁=여야 어느 쪽도 강원도와 분당을 두 곳 모두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선거의 앞날이 불투명할수록 여야의 공약경쟁도 심해지는 양상이다. 강원도에서는 여야 모두 교통시설 확충과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춘천~속초 고속화철도 건설 ▦원주~강릉 복선철도 연내착공 ▦첨단 의료기기 생산기지화 등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최문순 민주당 후보는 ▦동해안에 제2개성공단 조성 ▦평창~강릉 스포츠 산업단지 육성 ▦남북 공동어로 개발 등을 공약했다. 분당을은 대표적인 중산층 이상 거주자의 아파트 촌인 만큼 여야는 ‘아파트용’ 공약에 매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취득세 인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3월22일부터 소급 적용한다고 밝혀 분당 주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은 리모델링 활성화로 맞섰다. 민주당이 제출한 주택법 개정안을 보면 전용면적의 30% 이내인 증축범위를 국민주택 이하 소형 평형에 한해 50%로 늘리고 리모델링으로 증가한 물량의 30%를 일반분양으로 허용했다. ◇말뿐인 약속, 내년 선거 부메랑 되나=여야의 선심경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등의 공약 백지화로 악몽에 시달리는 충청ㆍ영남 지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이 강원도에 공약한 원주~강릉 복선철도는 2007년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가 약속한 내용이다. 대선 이후 총선ㆍ지방선거 등에서 여당은 계속 같은 공약을 내걸었지만 지역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강릉시 입암동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박모(27)씨는 “지난 대선에서 원주~강릉 복선화를 믿고 찍어준 표가 얼마나 많은데 아직까지 안 됐지 않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여야가 차별화 없이 쏟아지는 민원을 그대로 공약으로 만들다 보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접경지역 개발 ▦동해안 자유무역지역 조기선정 등 똑같은 내용을 내놓기도 한다. 또한 한나라당의 취득세 인하방안은 여당 소속 단체장조차 반대하는 내용이고 민주당의 리모델링 활성화 법안은 실제 시행주체인 지자체장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았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후보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갑자기 나서다 보니 지역을 위해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서 “국민의 혈세를 들여 재보선을 치르면서 여야 모두 헛공약, 짜깁기 공약을 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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