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금 당장 디지털 세상서 탈출하라

영화 디스커넥트


'진심을 보이는 순간 약자가 된다.' 씁쓸하지만 진심의 법칙 중 하나다.

'우리의 진심과 욕망은 모두 디지털 기기 안에 저장된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법칙이다.

영화 '디스커넥트'는 진심과 디지털 시대의 법칙이 만든 소통과 그로 인한 더 큰 단절을 이야기한다. 외톨이 중학생 벤은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유일한 친구인 제시카에게 마음을 연다. 방송국 기자 니나는 우연히 성인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성매매를 하는 청소년 카일을 알게 되고 기사화 하기 위해 접근한다. 남편과 소원한 신디는 채팅 사이트에서 아기가 생기지 않는 문제 등을 털어놓으며 누군가에게 위로 받는다.


그러나 진심의 법칙이 그러하듯 진심인 쪽이 언제나 약자가 된다. 벤은 유일한 친구인 제시카의 나체 사진 요구에 잠시 망설이지만 "미안해 우리가 친한 줄 알았어"라는 그녀의 말을 듣고 사진을 전송한다. 하지만 사진이 전교생에게 유포되고 벤은 자살을 시도한다. 카일은 니나에게 기꺼이 취재 대상이 되어주지만 사건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며 카일은 곤경에 빠지고, 진심으로 카일을 대하던 니나를 점점 믿지 못한다. 신디는 그가 고민을 털어놓던 채팅 친구에게 피싱이라는 방법으로 재산을 탕진한다. 신디는 진심을 털어놓는 순간 빈털터리가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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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검색창에 입력해보는 검색어, 사진, 이메일 등등 디지털 기기에는 사용자의 욕망과 진심 그리고 현재와 과거가 모두 저장된다. 벤의 자살 사건도, 신디의 피싱도 컴퓨터 아이패드 등에 저장된 파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벤의 가족은 벤의 고민을, 신디의 남편은 신디의 문제를 보게 된다.

영화는 서로 전혀 상과 없어 보이는 벤과 그의 가족, 니나, 카일, 신디 등이 한 다리만 건너면 엮여 있어 이것이 우리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디스커넥트'는 특별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도 놀랄만한 반전을 담고 있지도 않지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번쯤은 두려워할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 7일 개봉. 115분. 청소년불가.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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