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침체… 연말대선… 부동산이 움직인다/97부동산 대전망

◎금리인하·규제완화 등 상승 여건 성숙/규제장치 견고 투기재현까지 안 갈듯올해 부동산 경기가 어떨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침체와 강력한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정책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이 지난해부터 풀리기 시작,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부동산 가격상승세는 과연 올해도 이어질 것인가. 특히 정부 정책과 정치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부동산 시장은 올해 여러가지 큰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활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의 부문별 부동산 경기동향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해 부동산시장을 내다본다.<편집자주>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한참 겨울잠에 푹 빠져있어야 할 주택시장이 한 겨울임에도 후끈 달아올라 있다. 가격이 오르고 있으나 정작 매물은 귀하다. 집주인들이 부동산가격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 팔려고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바람에 중개업소는 팔 물건이 없어 활황속에 불황을 맞고 있다. 지하철개통 지역이나 신도시지역 아파트는 지난해 오름폭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전세가 폭등 영향이 자칫 매매가 폭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불안하기까지 하다. 땅 값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 활발한 거래는 이뤄지지 않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시장 움직임으로 보아 올해는 오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펴면서 주택, 토지 할 것 없이 모든 부동산시장이 「탈 불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가격 상승요인 부동산 가격을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은 시장의 변화와 함께 정책적인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거래나 개발에 있어 상당부분 각종 규제가 따르고 있어 시장원리보다는 정책의 변화, 정치적인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것을 주시해야 한다. 시장경제 원리보다는 인위적인 요소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 그런점에서 전문가들은 연말에 치러질 대통령선거야말로 부동산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메가톤급 변수로 꼽는다. 21세기를 여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만큼 갖가지 개발공약이 쏟아져나올 것이 뻔하고 이에 편승한 국민기대심리 또한 부동산 가격을 부추키기에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최근 부동산시장은 오름세 분위기로 팽배해 있다. 각종 규제완화정책도 부동산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큰 변수다. 그린벨트 지역의 일부 규제완화는 그 자체만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보다는 심리적인 파급효과가 더 크다. 규제 일변도로 일관했던 부동산정책의 후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원 및 풍치지구 해제, 수도권 자연보호권역 해제가 기대되는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가격 또한 술렁이고 있다. 특히 풍부한 개발 잠재력을 지닌 수도권 자연보호권역의 경우 규제가 풀리면 거래활성화와 가격상승은 뻔하다. 준농림지 규제완화라는 정책발표이후 대도시 주변 논밭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올해는 새로운 국토종합개발계획이 발표되는 해이다. 낙후지역개발과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확대조치가 눈에 드러나면 부동산시장 역시 덩달아 움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개발 움직임도 부동산시장을 들뜨게하는 호재다. 지자체실시 3년째인 올해는 단체장들이 재선이라는 정치적 입지를 노려 쏟아낸 공약을 실천하기에 바쁜 한 해가 될 것은 뻔하다. 규제완화와 기업의 경쟁력제고를 위해 토지거래신고지역의 단계적인 축소나 거래절차의 간소화 역시 부동산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주요변수다. 거래 규제가 일시에 풀리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동안 땅값 상승의 완충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거래규제완화는 부동산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있다. 주택정책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4대도시를 제외한 전국의 아파트분양가 규제를 푼 것은 아파트분양가 자율화의 분위기가 고조돼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적인 변수들이 각각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한 정책의 파장보다 복합적인 요인들이 뒤엉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부동산시장은 활황을 띨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여기에다 시장요인도 부동산가격상승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 확보를 위한 부동산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규모 택지, 관광·휴양단지개발은 물론 전원주택, 물류센터 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부동산가격을 부추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증권시장의 침체 또한 부동산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예상되는 수신 금리 인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부동산 쪽으로 돌리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는 주식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고 결국 자금의 향배가 부동산쪽으로 기울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 경제 논리에서 본 전문가들의 견해다. ◆부동산가격 억제요인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정책적인 힘에 더 영향을 받는만큼 정부의 의지에 따라서는 침체분위기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가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생산요소의 큰 줄기인 부동산의 가격안정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는 강력한 투기억제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모처럼 잡은 부동산 안정시장을 계속 유지해야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정책흐름이다. 최근 서울시가 저밀도지역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강력한 투기억제 의지를 보인 것은 좋은 예이다. 또 부동산거래에 대한 자금출처와 변칙거래 등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어 80년대말 경험한 부동산투기 열풍은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열현상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면 언제든지 투기대책반을 투입, 부동산시장을 안정시켜나간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최근의 이상기류도 기대심리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기업의 투자의욕이 꺾여 부동산시장 움직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수도권에만 한해동안 30만여가구의 신규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고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도 풍부해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큰 상승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건교부는 밝혔다. 그러나 올해 정치적인 상황이나 시장여건이 억제요인보다는 아무래도 가격상승 변수가 많아 부동산시장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펼 것이라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유찬희> ◎인터뷰/김부원 부동산중개업협 회장/시장왜곡 시정·전속계약제 정착 시급/개방대비 중개수수료 현실화등 절실 『겨울 비수기에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올해 주택가격 상승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입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김부원 회장은 부동산거래 일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중개업자들이 본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하며 『올해 부동산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어느정도 탈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회장은 과거와 같은 부동산 가격의 급등이나 투기는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부의 강도 높은 투기억제책으로 시장이 정상궤도를 벗어나지는 않으로 것으로 예상했다. 80년대말 정점에 달했던 투기열풍으로 부동산에는 상당부분 정상 가격이 아닌 「거품」이 얹혀있었는데 최근 5∼6년동안 거품이 완전히 사라져 부동산 시장이 제자리를 찾고 있으며 따라서 수요자들도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바닥 수준이라는 점을 인식,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투기억제책으로 오름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김회장은 올해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역시 정치적 요인인 대통령선거를 꼽았다. 우리나라 부동산경기는 시장원리보다 정치적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김회장은 특히 『선거공약과 사회간접자본투자 확대로 국지적인 부동산 가격상승이 예상되고 아무래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주변 부동산의 움직임이 클 것』이라며 『금리인하와 증권시장의 침체 또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올해들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시장의 경우 매매가보다는 전세가 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며 특히 하반기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김회장은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의 회복으로 소규모 복합건물, 상가개발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김회장은 특히 『경기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차별화·전문화를 꾀해 수요를 창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의 주제가 부여된 테마형 건물개발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회장은 『정상적인 부동산시장이 자리잡기위해서는 거품해소와 함께 왜곡된 유통시장을 바로잡고 전속중개계약제도를 정착시켜 신속·편리한 부동산거래가 이뤄져야한다』며 『부동산유통시장 개방에 대비, 현실적인 중개수수료개선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유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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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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