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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리프니츠카야" 언니가 간다

女 피겨 단체전서 214.41점… 개인최고점 러 우승 견인

김연아는 13일 소치 입성 '처음이자 마지막 대결'

대회 하이라이트로 부상



'한국의 보물' 김연아(24·사진)와 '푸틴의 자랑'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의 대결이 소치올림픽 최고 하이라이트로 떠올랐다. 피겨 개인전 여자 싱글은 20일 0시(이하 한국시각)부터 시작되지만 리프니츠카야의 '선공'으로 이미 소치는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다.

리프니츠카야는 10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피겨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1.51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 경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직접 관전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72.90점(1위)을 더한 합계점수는 214.41점. 김연아가 보유한 세계기록(228.56점)에는 모자라지만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가 받은 218.31점과 엇비슷하며 리프니츠카야의 개인 최고점이다.


16세 신예의 활약으로 러시아는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푸틴 대통령은 금메달 확정 뒤 경기장으로 내려와 리프니츠카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한편 일본은 메달권에 들지 못했고 앞서 아사다 마오(24·일본)는 9일 단체전 쇼트프로그램(64.07점)만 뛴 뒤 아르메니아로 이동했다. 전용링크에서 훈련하다 개인전 출전을 위해 소치로 돌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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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의 코마네치=10일 아이스버그 경기장은 "율리야"를 연호하는 1만2,000여 홈 관중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등 6개 점프에서 가산점 행진을 벌인 리프니츠카야는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에서의 롱 에지(잘못된 스케이트 날 사용) 판정 외에는 이렇다 할 실수가 없었다. 이날로 만 15세8개월4일이 된 그는 1936년 막시 허버(당시 15세4개월5일·독일) 이후 78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 기록까지 작성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리프니츠카야가 지난달 유럽선수권에서 우승할 때부터 세계 피겨는 그와 사랑에 빠졌다"며 "얼음 위의 그는 베테랑 같다"고 보도했다. 한술 더 떠 포브스는 "1976년 하계올림픽에 혜성처럼 나타난 나디아 코마네치(올림픽 체조 사상 첫 10점 만점)를 연상시킨다"고까지 했다.

◇교과서 점프 김연아 VS 안 넘어지는 팽이 리프니츠카야=로이터의 보도처럼 리프니츠카야의 최대 강점은 베테랑 같은 강심장이다. 4세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어 10세 때는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집했고 2011-2012시즌 동안은 실전에서 한 번도 넘어진 적이 없다. 이번 올림픽에서 단체전 두 차례 연기 때도 몇몇 점프에서의 롱 에지 의혹을 빼면 흠을 찾기가 어려웠다. 큰 무대일수록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낮은 아사다보다 리프니츠카야가 더 무서운 이유다. 그의 연기를 보면 마치 잘 깎인 팽이 같다. 점프와 스핀의 회전 속도가 압도적이며 체조 선수 같은 유연성도 돋보인다.

하지만 김연아에게는 속도와 유연성에 더해 '교과서' 점프가 있다. 리프니츠카야(158㎝)보다 키가 6㎝ 더 크고 팔·다리도 긴 김연아는 역대로 어떤 선수도 뛰지 못한 우월한 점프를 한다. 준비동작부터 도약·회전·착지가 물 흐르듯 하며 점프 거리도 어마어마하다. 높은 예술점수로 이어지는 표현력도 김연아의 강점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가 받은 예술점수는 73.61점이었다. 리프니츠카야는 이날 홈 어드밴티지를 업고도 예술점수는 69.82점에 머물렀다.

◇피겨여왕 13일 소치 입성=리프니츠카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연아가 오랫동안 경기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실물로는 본 적이 없다"며 "김연아를 직접 보고 싶다"고 했다. 김연아와 리프니츠카야의 대결은 이번이 첫 번째이자 마지막. 리프니츠카야가 보고 싶어 하는 김연아는 12일 인천공항을 출발, 모스크바를 거쳐 13일 소치에 입성한다. 김연아는 지난달 5일 국내 종합선수권에서 227.86점을 찍은 뒤 태릉 스케이트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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