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의 눈 중국에 쏠렸다

10개월간 공식 방문만 4번 현지 인맥 넓히기 광폭 행보 시진핑 주석과도 수차례 만나<br>보아오포럼 귀국 공항서 "중국, 삼성 너무 잘 알아 책임감 더 많이 느껴"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억 인구의 거대한 대륙' 중국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수시로 중국을 오가며 꾸준히 현지 인맥을 쌓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 진행중인 사업과 관련 현안들도 직접 챙기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주로 일본에서 경영구상에 몰두했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중국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새벽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온 이 부회장이 가장 먼저 꺼낸 화두 역시 중국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그는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장기간 동안) 제일 놀란 것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부터 정부 관리들까지 한국과 삼성에 대해 너무 많이 잘 알고 있었다"며 "우리가 더 잘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어디에 짓고 있는지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중국 연구소가 있는데 거기에 삼성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이 따로 있더라"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중요한 전략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한국과 삼성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있는 만큼 삼성도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은 포럼기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영어와 일본어는 할 줄 아는데 중국어도 좀 배워둘걸 그랬다"며 중국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보아오포럼을 계기로 향후 중국내 인맥 다지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개막한 보아오포럼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뒤를 이어 신규 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한 이 부회장은 중국문화에도 조예가 깊어 중국인들과의 만남에서도 전공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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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의 중국 인맥의 정점은 중국 최고의 실력자 시진핑 국가주석에까지 닿아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포럼기간 시 주석과 두 차례나 만나 투자방안을 포함한 여러 현안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네 번째로, 이 부회장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 시절인 2005년 한국을 찾았을 때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직접 안내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0년에도 당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던 시 주석과 따로 만나 삼성의 중국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등 지금까지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본격적인 중국사업 강화에 앞서 현지 인맥을 넓히기 위해 최근 중국행 비행기에 더욱 자주 몸을 싣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이달 초까지 약 10개월간 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횟수만 4번이다. 이 부회장은 보아오포럼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을 찾아 진행상황 등을 점검한 뒤 자오정용 샨시성 성장 등을 만났다. 또 지난해 6월과 8월에도 잇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리커창 중국 부총리와 왕치산 부총리 등과 미팅을 갖기도 했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비공식적인 출장까지 더하면 실제 이 부회장의 중국방문은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의 중국 사랑은 최근 삼성전자의 중국투자 확대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시안에 총 70억 달러를 투자해 10나노급 낸드플래시 반도체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시안공장은 삼성의 중국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이자, 미국 오스틴공장에 이은 해외 두 번째 반도체 생산거점이다. 이 같은 투자확대에 힘입어 중국대륙에서 삼성이 벌어들이는 매출도 2007년 276억 달러에서 2011년 말 기준 510억 달러로, 5년 만에 2배 가량 뛰어 올랐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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