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음식료 관련 종목들이 국내 증시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가격 인상 가능성에 해외시장 공략에 따른 매출 성장 등으로 내년에는 실적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품 업종지수는 지난 7월28일 3,128.07까지 밀렸지만 최근 빠른 회복세를 타면서 지난달 28일에는 21.2% 이상 오른 3,791.88까지 올라섰다. 이러한 상승폭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6.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종목별로 보면 이러한 상승세가 보다 분명해진다. 실제로 오리온의 경우 하반기 들어 17.4% 오르며 28일 현재 110만원대를 넘어섰다. 대상도 같은 기간 57.7%나 급등했고 빙그레도 56.9% 뛰었다. 이외에 하이트진로(40.0%)와 매일유업(61.2%), CJ제일제당(2.6%) 등도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국내 음식료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곡물값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 등으로 내년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의 내년 예상 매출액은 2조6,744억원으로 올해 추정치를 웃돌고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18.15% 늘어난 3,50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예상치도 10조6,647억원과 7,510억원을 기록, 올해보다 각각 8.92%, 18.56%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상과 오뚜기도 각각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8~9% 가량, 영업이익이 11~14%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외에 롯데삼강과 농심, 하이트진로, 크라운제과 등도 내년 실적이 올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음식료 종목들이 저성장 국면에서 대표적인 대안 투자처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부분도 최근 상승 추세의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지 음 식료 종목들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투자 변동성이 커지면서 필수 소비재에 대한 선호현상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라며 "여기에 가격 인상 효과로 수익성이 한층 향상될 수 있는 부분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가공식품 전반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지만 정부의 고강도 물가정책으로 충분히 오르지는 못했다"며 "내년에는 정부의 물가정책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올 하반기 곡물가격 급등 등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해 이에 대한 효과를 음 식료 종목들이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음식료 종목들은 낮은 성장이 점쳐지는 시기에 투자 대안 투자처로 부각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들 종목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긍정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중 특히 해외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한 기업들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곡물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투자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필수 요인으로 꼽혔다. 곡물가격이 치솟을 경우 이들 기업의 원가 부담도 커져 수익성에 다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원성 키증권 연구원은 "지난 6~7월 곡물가격 급등으로 일부 곡물원재료 투입단가가 올 연말부터 내년 초에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음 식료 종목에 특별한 악재는 없으나 앞으로 환율이나 곡물가격 급등, 중국 경기 침체 등이 투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