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교생들이 책 출간… "사회현상 느낀대로 그렸죠"

대원외고 이윤수양등 10명 '외고생들의 세상 읽기' 펴내

최대훈(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서진·여인영·최규성·김하린·윤광언·공상욱·김지영·이윤수·장유정 등 ‘외고생들의 세상읽기’ 공동저자들이자 대원외고 학술동아리 ‘열린 시야’ 멤버들이 기념촬영을 위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사진제공=대원외고

대입준비에도 바쁜 고등학교 2학년생 10명이 최근 책을 출간해 화제다. 대원외교 중국어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윤수양 외 9명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대원외교 학술동아리 '열린 시야'멤버들로 하루의 14시간 이상을 함께 하는 '친구', 고교생들의 '학교생활', 사춘기가 지난 후의 '가족', 대원외고의 특별한 '축제와 동아리', '자유주제', '시', '단편소설' 등을 엮은 '외고생들의 세상 읽기'라는 제목의 책을 최근 내놓았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그 외에는 도무지 접점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10명의 학생들이 가식 없이 그냥 느낀 대로 담담하게 사회현상을 그려냈다. 특히 모임 이름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동아리 이름은 바로 우리가 보는 세상을 표현해보고 싶다는 의미의 '열린 시야'가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불립문자'는 종교적 색채가 강해서, '소생'은 다소 무거운 단어라는 이유로 각각 탈락했다. 또 '비유와 상징'은 이미 존재하는 유명 문제집의 이름이어서 동아리 이름 후보에만 올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열린 시야의 부장인 이양은 9일 "처음에는 같은 사건이나 사회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고서 형식으로 풀어내는 활동을 시작했으나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보편적인 주제들이지만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이 글로 표현할 기회가 거의 없는 주제들을 선정해 이야기를 펼쳐냈다"고 설명했다. 심리학 박사인 지상현 한성대 교수는 "학업에 치여 움츠러들고 차가워진 영혼을 걱정하던 기성세대를 머쓱하게 하는 글들"이라며 "이 아이들의 영혼은 차갑지도 않았고 움츠러들지도 않아 있었다. 도리어 멀쩡하게 마음 한구석에 앉아 예리한 감성을 벼르고 세상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지 교수는 "이 아이들은 알까. 이들이 보여준 것이 위대한 지성이 시작되는 바로 그 지점이라는 것을…. 새삼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막중한 일인지 이들에게서 배운다"고 덧붙였다. 대자커뮤니케이션의 한 관계자는 "그들의 시각으로 현재의 관심사들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과정에서 나온 번쩍이는 기지와 유쾌한 수다, 탁월한 안목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양은 "외고라는 특수목적고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평가,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된 일부 왜곡된 시선들이 이 책을 통해 바로 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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