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는 실적 주도주의 바뀜 현상이 뚜렷했다. 정보기술(IT) 부품업종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된 영향으로 1년 새 순이익이 급감한 반면 업황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도체업종이 코스닥시장의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913개사의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개별기준 1·4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6% 늘어난 25조8,6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조2,710억원으로 8.06% 증가했다. 순이익은 6.76% 줄어든 1조1,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IT 하드웨어 내 반도체업종이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반도체업종의 지난 1·4분기 매출액은 2조2,101억원으로 1년 새 6.95% 느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1,325억원)과 순이익(898억원)은 각각 259.56%, 257.92% 급증했다. 지난해 1·4분기 영업이익이 90% 가까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바닥을 찍고 개선세로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같은 IT하드웨어에 속한 IT 부품업종은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IT부품업종의 매출액은 4,1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고 영업이익은 17.86% 감소한 1,178억원, 순이익은 42.39% 급감한 1,060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건설업종이 14.06% 늘어난 1조1,976억원의 매출액과 138.53% 증가한 4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전기·가스·수도 업종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32%, 18.53% 늘었다. IT소프트웨어업종 매출액은 1조6,102억원으로 0.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52억원으로 8.8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금융업종의 영업이익이 15.89% 감소한 197억원을 기록했고 오락·문화가 409억원, 유통서비스업종이 53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각각 18.58%, 9.36% 줄었다.
소속부별로는 벤처기업부의 1·4분기 성적표가 가장 우수했다. 벤처기업부에 소속된 236개사의 매출액 합계는 2조7,7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5% 늘었고 영업이익(1,265억원)과 순이익(1,144억원)도 각각 39.64%, 10.06% 증가했다. 반면 우량기업부의 영업이익이 0.93% 감소한 14조8,345억원을 기록했고 중견기업부의 경우 영업이익은 58.10% 뛴 1,506억원을 나타냈지만 순이익은 857억원으로 44.66% 줄었다. 기술성장기업부의 경우 매출액은 14.09% 늘어난 30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갔다.
종목별로는 제이엠티(094970)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8억원에서 올해 3,968억원으로 1만280.74% 급등했고 제이브이엠(054950)의 영업이익도 4,536억원으로 9,423.89% 뛰었다. 이밖에 신화인터텍(056700)이 3,984.72% 증가한 5,570억원, 루트로닉이 3,001.71% 늘어난 1,4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안랩(053800)과 크레듀(067280)·웹젠(069080)·오이솔루션 역시 1,000%가 넘는 수익 성장으로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솔신텍(099660)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4분기 2,724억원에서 올해 4억원으로 급감했고 윈포넷과 빛샘전자·인프라웨어·팜스웰바이오도 각각 90%가 넘는 영업이익 감소율을 보였다.
분석 대상 기업 913개사 중 70.21%에 해당하는 614개사가 지난 1·4분기 흑자를 기록했고 29.79%인 272개사가 적자를 나타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시장에서도 앞으로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 코스닥시장 전반적으로 순이익이 줄어든 결과로 이어졌다"며 "특히 IT하드웨어 내 반도체업종의 경우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반면 그동안 실적을 주도했던 IT부품업종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설비투자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