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훈풍 불던 한중관계 찬바람 몰아치나

■ 중국, 방공구역 조정 거부<br>양국 국방전략 대화 분위기 냉랭

정부는 28일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조정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우리의 요구를 묵살했다. 최근 고위급 전략대화를 진행하는 등 훈풍이 불던 한중 관계가 방공식별구역 문제로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3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왕관중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을 만나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과 중첩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CADIZ에 이어도가 포함돼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구역 조정을 강하게 촉구했으며 KADIZ를 이어도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도 전달했다. 백 차관은 또 "이번 중국의 조치로 역내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는 것이 우려된다"며 "역내 신뢰 증진 및 긴장 완화를 위해 역내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중국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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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왕 부총참모장은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백 차관과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화에서는 양국 국방부 간 핫라인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하는 등 국방 현안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냉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날 회담에서는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문제를 우리 측이 제의해 긴급의제로 다뤘다"며 "향후 국익을 최대한 추구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는 가능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반 메데이로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7일 비공개로 방한해 청와대 관계자들 및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을 만나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논의했다. 메데이로스 보좌관은 중국의 이번 선포가 일방적으로 이뤄졌으며 미ㆍ중 간 현안 협력이나 한국과 일본과의 동맹관계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메데이로스 보좌관의 방한에 대해 "메데이로스 선임보좌관은 조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 준비를 위해 방한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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