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드든 AIIB든 어디까지나 한국 주권문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간섭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양국 모두 이들 사안에 대해 정상적인 외교절차를 건너뛰고 상호모순적인 주문과 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사안에 대한 미중 양국의 외교적 결례가 지나치다고 보고 더 이상의 간섭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사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한국 내에 반감마저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사드는 공식적으로 한국 정부가 아직 도입 여부뿐 아니라 도입계획도 검토하지 않은 사안이다. 그럼에도 중국 외교부 고위당국자까지 방한해 '관심과 우려'를 표명한 것은 월권에 가까운 처사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사드에 대한 우려만 표명했을 뿐 정작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이고 중국이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할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 방안에는 침묵하고 있다. 사드는 엄연히 북핵 방어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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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가입에 대해서는 미국도 우리 정부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이미 미국의 중요 동맹국인 영국에 이어 프랑스·독일·이탈리아·호주 등도 가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한미동맹의 역사성과 공고함을 내세워 우리 정부를 AIIB 반대진영에 묶어두기에는 더 이상 명분도 실리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AIIB의 설립목적 자체가 아시아 역내 인프라 개발을 위한 것임을 감안한다면 한국이 빠질 경우 오히려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이해에도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국제외교는 승패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치킨게임'일수록 더 큰 후유증만 남기게 된다. 선택의 강요는 결국 왜곡된 결정을 낳고 그런 결말이 초래하는 피해는 해당국만이 아니라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미국·중국에도 고스란히 미칠 수밖에 없다. 미중 양국은 이들 사안 모두 한국의 주권 문제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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