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명/행정타운 철산지구 다핵화 주도(21C 신흥상권)

◎“고객 서울 유출 막아라” 생존 투쟁/하안지역에 쇼핑점 속속입성 세력확장 활발/구도심 광명동일대 교통난 심각 갈수록 쇠락/한신코아·나산클레프 등 2파전속 거평·선경 출사표광명의 상권구도는 이 지역 유통업체들간의 경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울과 바로 붙어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주민들의 소비지출이 외지로 대거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소비자들이 서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얼마나 차단하느냐, 인접한 서울 영등포구와 구로구·금천구의 소비자들을 얼마만큼 끌어들이느냐에 광명 유통업체들의 생존권이 달려있다. 11만6천여가구에 거주인구가 34만여명에 달하는 광명은 서울의 베드타운 색채가 강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서울에 직장을 가지고 있다. 사고방식과 생활패턴도 서울 주민들과 비슷하다. 이로 인해 소비지출이 주로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신코아 광명점에 따르면 광명시민들의 지난해 백화점 이용금액은 총 3천1백여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광명에서는 유일한 백화점인 한신코아가 올린 매출액은 7백75억원이었다. 전체의 25%선에 불과하다. 나머지 75%는 영등포의 롯데와 신세계·경방필백화점, 구로의 애경백화점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백화점은 광명에서 자동차로 25분밖에 걸리지 않아 사실상 광명과 같은 상권이다. 실제로 롯데·신세계·애경 등은 광명까지 셔틀버스를 운행, 고객을 끌어가고 있다. 결국 광명 유통업체들의 경우 서울 영등포지역 대형 유통업체와의 고객확보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광명시는 동쪽은 안양천, 서쪽은 구릉지대인 자연적인 환경으로 말미암아 개발이 제한되어 동북쪽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배치돼 있다. 또 주택중 아파트의 구성비가 60%를 상회,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중소 평형의 아파트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핵가족 및 젊은층 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주민들의 연령층도 30대와 아동층의 구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소득수준도 서울의 88%선으로 다소 뒤처진다. 이처럼 소비수준이 낮은데다 그나마 서울로 유출되는 특성으로 인해 광명지역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현대적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서지 못하고 재래시장인 광명시장 및 광명사거리 일대에 포진해 있는 전문상가가 상권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 상권은 식품과 생활용품에서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으나 고급의류등 고가제품 수요는 영등포상권에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92년 12월 철산동에 출점한 한신코아백화점은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욕구에 어느 정도 부합하면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연면적 6천6백평, 매장면적 2천9백40평의 한신코아는 마진이 적은 식품의 매출비중이 높은데다 서울로의 소비유출도 여전, 영업난을 타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 마당에 지난해 11월 나산이 1㎞정도 떨어진 곳에 할인점인 클레프를 오픈하면서 광명도 양대 유통업체간, 백화점·할인점 업태간의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접어들었다. 이는 한신코아가 매출증대를 위해 강원도 원주, 충남 서산 등지로 출장판매를 나갈 정도로 시장규모가 한정돼 있는 광명에서는 생존과 직결되는 싸움이다. 연면적 8천3백40평, 매장면적 4천3백평의 나산 클레프는 식품 및 생활용품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평일 2억∼2억5천만원, 휴일에는 2억5천만∼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클레프는 영등포구 양평동 프라이스클럽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을 대거 흡수해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나산 클레프는 철산동 중심상업지역에 위치, 주변여건이 좋은데다 연중무휴 영업 및 영업시간이 긴 점을 내세워 한신코아백화점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7호선 철산역과 직접 연결돼 지하철이 개통되는 98년말께는 광명상권을 완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에 한신코아백화점은 앞서 진출, 그동안 확보해 놓은 고정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한 방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서비스 질의 우위를 통해 클레프에 비해 불리한 입지 및 대중교통 수단 미흡, 한정된 영업시간으로 인한 약점을 보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중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슈퍼마켓 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의류부문을 대폭 강화, 유명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등 중·고가제품의 매출비중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게다가 서울 구로·금천구 등지에 셔틀버스를 운행, 서울 백화점업체들에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광명 상권을 주도해왔던 광명동상권의 경우 현재는 지하철 7호선 공사로 인한 교통체증으로 위축되고 있다. 매장면적이 총 4천여평에 달하는 광명시장과 의류·가전제품 등의 전문매장이 밀집해 있는 광명동이 점차 주도권을 상실하는 대신 철산·하안상권이 급부상, 상권이 다변화되고 있다. 철산지구는 각종 관공서가 들어서 있는데다 중앙시장·철산시장과 같은 재래시장외에 명동프라자·덕수프라자·그랜드프라자·정인코아 등의 전문상가가 속속 들어서면서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한신코아백화점에 이어 할인점인 나산 클레프가 등장함으로써 앞으로 광명의 핵심상권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하안중심 상업지구에는 성보프라자·골든힐쇼핑·뉴서울프라자·엘림종합시장 등이 인근 소비자들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한신코아백화점과 나산 클레프를 비롯한 광명지역 상가들은 「외부의 적」 때문에 앞으로 더욱 힘든 싸움을 벌여야될 전망이다. 기존 롯데·신세계·애경백화점, 프라이스클럽에다 거평과 선경이 바로 코 앞에 새로운 경쟁상대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거평은 한신코아백화점에서 불과 1.5㎞ 떨어진 구로 수출관리공단내에 내년말 할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구로 수출관리공단과 3천평의 부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또 선경도 구로 수출관리공단 앞 3천여평의 부지에 할인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거평과 선경의 할인점 진출시 광명상권뿐만 아니라 서울 영등포, 동작, 관악상권까지 커다란 파급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문병언> ◎인터뷰/한신코아백화점 송석범 광명점장/“할인점 가격동향 매일 파악/저가 내세워 고객끌기 총력” 『나산 클레프의 개점으로 광명지역 상권의 재편이 예상되고 있다. 할인점의 등장으로 인해 매출감소 등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영업실적으로는 별다른 타격이 없다.』 광명에서는 유일한 백화점인 한신코아 광명점의 송석범 점장은 강력한 경쟁상대인 클레프의 출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할인점과 백화점은 고객층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상호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점장은 또 『광명이 서울과 같은 생활권이어서 영등포 및 구로지역의 대형 백화점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태』라면서 『한신코아와 마찬가지로 클레프도 그동안 서울로 유출되던 소비자들을 흡수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광명지역 소비자들의 가장 큰 구매특징은 알뜰구매』라는 송점장은 『집집마다 뿌리는 전단지에 나와있는 기획상품중 사려는 제품을 일일이 체크해 와 구매할 정도로 가격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신코아는 저가를 무기로 하는 클레프에 대항하기 위해 식품 및 공산품의 경우 클레프의 가격동향을 매일 파악, 더 싸게 가격을 책정하는등 고객이탈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송점장은 밝혔다. 이와함께 『한신코아는 강원도 원주와 충남 서산 등 타 지역에 출장판매를 나가는등 매출증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대형 유통점의 등장은 위기다』면서 『백화점으로서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점장은 이를 위해 『다음달중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뉴얼, 유명 의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등 고급화를 추진하고 슈퍼마켓도 매장확대와 함께 하이퍼마켓 형태로 꾸며 클레프에 대항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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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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