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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좋은 신도시] 베드타운 No 자족도시 Yes


중앙선 구리역에서 승용차를 타고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탄 지 10여분쯤 지나자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면서 드넓은 택지가 나타났다. 서울과 구리ㆍ남양주시가 맞닿은 곳에 위치한 별내신도시다. 총 면적 509만㎡(154만평)의 별내신도시는 지난 2008년부터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돼 현재 90%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부지조성과 환경기초시설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조경공사는 공정률이 이제 10%를 갓 넘어섰다. 택지를 개발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연내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곳곳에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지만 입주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월 첫 입주한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753가구)'와 쌍용건설의 '쌍용 예가(652가구)'는 입주율이 40%를 넘어섰다. 3월 '대원 칸타빌(486가구)'에 이어 이달 중순 '신일 유토빌(547가구)'도 입주를 시작했다. 다음 달에는 포스코더샵(644가구)이 집들이를 하는 등 올해에만 6,4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2015년까지 아파트 입주를 마무리하면 별내신도시는 2만5,383가구 6만8,000여명을 수용하게 된다. 판교신도시와 비슷한 규모로, 수도권 동부의 대표적인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별내신도시는 엄밀히 말해 분당이나 일산, 동탄, 위례 등 정부가 서울 과밀화에 따른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정한 신도시가 아니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의 주택난 해소와 집값 안정을 위해 조성된다는 점에서 1ㆍ2기 신도시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수도권 신도시는 총 15곳이다. 1989년 지정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는 입주 20년이 지나면서 어느덧 자리를 잡았고, 2000년대 들어 개발을 시작한 판교, 화성동탄1.2, 김포한강, 파주 운정(교하), 광교, 양주, 위례, 평택 고덕, 인천 검단은 개발이 한창이다.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의 총 가구수를 합치면 90만가구에 육박한다. 4인 가구로 단순 계산하면 수용인구가 36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구수가 358만6,000명인 부산시와 맞먹는 규모다. 신도시가 수도권, 특히 서울의 인구 과밀화와 주택난을 해소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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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는 자연발생적으로 성장한 도시가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적, 인공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지고 공원이나 녹지공간 등 쾌적한 주거환경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마디로 살기좋은 도시라는 얘기다. 서울에 비해 집값도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그늘도 있다. 입주 초기에는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해 불편을 겪어야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교통이다. 그나마 분당이나 일산, 산본 등 1기 신도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이 발달해 서울로의 출퇴근이 용이하지만 파주 운정, 양주 옥정ㆍ회천, 화성동탄, 김포한강 등 2기 신도시는 서울로부터 30~50km나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 보니 대부분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다. 별내 등 택지개발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영향이 크지만 최근 2~3년 새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와 택지지구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기반시설이 속속 갖춰지고 있고, 교통망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예정이어서 무주택자들에게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 줄 고마운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신도시는 태생적으로 서울의 배후주거단지, 즉 '베드타운(bed town)'이 될 숙명을 안고 조성된다. 하지만 2기 신도시는 다르다. 입주민의 상당수가 서울에 직장을 두고 출퇴근을 하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도시 내에서 문화ㆍ레저ㆍ쇼핑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자급자족형 도시로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2기 신도시에는 상업ㆍ업무지구에 대형 복합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동탄신도시의 '메타폴리스'를 비롯해 판교신도시의 '알파돔시티', 운정신도시의 '유니온아크' 등이 대표적이다. 별내신도시에도 신개념 복합상업시설인 '메가볼시티'가 들어선다.

LH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악화로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몇몇 사업은 정상화돼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들 복합상업시설이 조성되면 신도시의 자족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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