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해양생태 연구인력 키우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오래 전부터 수산해양을 기반으로 생활해오고 있다. 바다는 물 때에 따라 잠겼다 드러났다 하는 연안의 조간대와, 조간대 아래에 자리해 조석에 의해 노출되지 않는 해역인 조하대로 구분할 수 있다. 조간대는 전세계 해양에서 가장 작은 면적을 차지하지만 해양의 여러 다른 생물 서식처보다는 인간이 접근하기 쉬워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조하대 또한 많은 연구장비와 스쿠버다이빙 장비 등의 개발로 그 신비로움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바이오매스 등 활용도 무궁무진


최근 여러 분야에서 조간대와 조하대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을 대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해양생물로 김ㆍ미역ㆍ다시마ㆍ톳ㆍ파래ㆍ모자반ㆍ매생이와 같은 해조류부터, 전복ㆍ성게ㆍ멍게ㆍ미더덕ㆍ홍합ㆍ해면동물ㆍ불가사리ㆍ해파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해양생물을 이용해 해양바이오 소재개발을 위한 유전자원 분석과 해양바이오에너지 개발, 해양바이오화장품, 해양천연물 추출, 해양생명체 유래 유용 원천소재 개발, 그 외에도 다양한 생리생태적인 연구들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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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연구는 대부분 해양생물을 채집한 뒤 목적에 맞게 후처리를 해 대상 생물에서 원하는 물질을 추출하는 등 생화학과 공학적 연구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그렇다면 원하는 해양생물은 어떻게 채집이 되는 걸까.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학자와 공동연구를 통해 정확하게 대상 생물을 채집해 연구가 이뤄지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조하대 생물을 연구하는 해양생물 학자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조하대의 접근은 장비를 착용한 후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스쿠버다이빙 기술은 가장 기본으로 익혀야 할 요소이다. 레크리에이션으로 즐기는 다이빙과 해양연구를 위한 다이빙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여기에서 초래되는 많은 스트레스로 인해 조하대를 연구하려는 인력이 줄고 3D 연구직종으로 분류가 되기도 한다.

연구여건 개선 등 체계적 지원 필요

필자는 얼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 해양수산 과학기술 분야 발전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건의사항 중 하나는 조하대 연구가 가능한 해양생태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었다. 생태학의 정의를 보면 특정한 환경 내에서 생물군 또는 생물군 집단의 풍부성, 분포, 그리고 상관성 등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러한 학문을 해양에 접목시킨 분야가 해양생태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해조류ㆍ해양동물 등 해양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시도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해양생태 연구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해양생태학자들은 대상 해양생물의 분포, 생물계절학, 생활사, 대상 생물의 서식 수심 등 생태학적 정보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지만 전문인력의 부재는 이러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대상 생물의 확보에도 문제가 따르게 된다.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몇몇 연구의 경우 대상 생물시료 확보시 일반 다이빙숍을 통해서 샘플을 얻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정확한 대상 생물의 채집이 아닌 무분별한 생물시료의 채취와 시료 확보를 위한 기존 생태계 교란이나 파괴의 유발 가능성이 높게 된다.

따라서 전문인력을 통한 체계적인 생태관리 시스템 개발과 연구인력의 장학금 지원, 연구 여건의 활성화, 포상금 제도, 배출된 신진박사 인력의 연구비 지원책과 같은 다양한 전문 인력양성 프로그램 개발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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